담백한 주역 <47.택수곤괘澤水困卦>-단전과 대상전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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彖曰 困 剛揜也 險以說 困而不失其所亨 其唯君子乎 貞大人吉 以剛中也 有言不信 尙口乃窮也

단왈 곤 강엄야 험이열 곤이불실기소형 기유군자호 정대인길 이강중야 유언불신 상구내궁야


-<단전>에 말했다. 곤은 강이 가려진 것이다. 험함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곤궁하면서도 형통한 바를 잃지 않으니 그는 오직 군자이도다! 바른 대인이 길한 것은 강으로서 득중했기 때문이다. 말이 많으면 신뢰 받지 못하는 것은 입을 꾸밀수록 궁해지기 때문이다.



강이 가려졌다는 것은 구이가 초구와 구삼에 둘러싸여 감괘의 어둠 속에 갇히고, 구사와 구오가 구삼과 상육에 에워싸여 역시 감괘로 험하게 된 상을 얘기하는 것입니다.


'험險'은 내괘 감괘에서, '열說'은 외괘 태괘에서 나오는 상이지요. 험한 데도 기뻐한다는 것은 곧 어려운 상황도 달게 수용하는 자세를 말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고된 상황일지라도 바른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니 군자인 것이요, 그러니 결국 형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강중'은 구이와 구오가 각각 내괘와 외괘에서 득중한 것을 말합니다.


'상구'라는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입을 높이는 것, 입을 숭상하는 것이니 곧 입을 꾸미는 것이지요. 이는 말을 꾸미는 것이니 교언巧言이나 감언甘言입니다. 그런데 처지가 어려운 사람의 말을 타인들이 신뢰하지 않는 것이지 그가 일부러 교묘하게 둘러대거나 의도를 갖고 비위를 맞추려는 것은 아닙니다. 상구라는 은유적 표현이 적확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느껴집니다.




象曰 澤无水 困 君子以 致命遂志

상왈 택무수 곤 군자이 치명수지


-<대상전>에 말했다. 못에 물이 없는 것이 곤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목숨을 걸고 뜻을 이룬다.



물이 모두 말라 바닥을 드러낸 못을 바라보며 공자는 군자가 본받을 점을 생각합니다. 모든 생명체에게 물은 곧 생명의 근원이지요. 물이 사라진 못의 바닥은 공자에게 곧 죽음의 공간으로 다가왔을 것입니다. 물이 바짝바짝 말라가는 못의 모습에서 그는 시시각각 목숨이 사그라드는 절체절명의 상황에서조차 절개를 지키며 자신의 책임을 다하는 군자의 모습을 떠올린 것이지요.


군자에게는 목숨을 바쳐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기 때문인 것이지요. 가문 날, 땅속에서 한 방울의 물이라도 건져 올리려는 농부의 애씀이 가을의 수확을 위한 것처럼, 군자에게는 마지막 생명 조각이 남아 있는 한 꼭 이루고자 하는 대의가 있음을 공자는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내괘 감괘 물의 상에서 '명命'을, 외괘 태괘 가을의 상에서 '지志'를 각각 연상한 것임은 물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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