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너더러 시리즈
거추장스럽다고, 나를 욕망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너를 버리던 저녁에 잔인할 수 있어서 나는 슬펐다.
더없이 좋아서, 고마워서, 너는 미워졌지.
러브홀릭, 나는 너에게 중독된 나를 끊어내기로 했다.
머지않아 흔적조차 희미해질 기억들이라고,
버리면 그뿐, 상처가 아무는 동안 성가실 일은 없을 거라고,
서랍 속 너의 체취를 불태우면서 나는 생각했다.
어색한 날들이 지나면 너 없던 시절의 나로 되돌아가겠지.
저울은 두 번 다시 수평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제 가벼워졌으므로.
처음처럼, 차라리 처음처럼 너를 새로이 만나 다시 시작할 수만 있다면,
커다랗던 사람, 내게 너는 그런 사람이었다. 나를 욕망하느라 더는 작아지지 말기를.
터벅터벅, 우리의 시간은 그렇게 각자의 것이 되어 흐르겠지.
퍼내자 우리, 미련의 우물 바닥까지 긁어 마지막 앙금까지 퍼내 버리기로 하자.
허망한 것이 사랑인 것을. 더는 내게 오지 말아라, 그대. 안녕, 바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