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見賢思齊焉 見不賢而內自省也
자왈 견현사제언 견불현이내자성야
-공자가 말했다. "어진 이를 보면 같아지기를 생각하고 어질지 않은 자를 보면 안으로 자성하라."
현賢은 현인賢人입니다. 어질고 현명한 사람이지요. 성인聖人 다음이니 군자나 대인으로 대체해도 무방한 단어입니다. 어질지 않은 군자나 대인을 상정할 수는 없으니까요.
제齊는 '가지런하다'는 뜻이니 현인과 동등해지는 것을 뜻합니다. 가지런히 자라는 곡식처럼 현인과 정신의 키를 맞추려는 것이지요. 훌륭한 사람을 본받으려는 것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성장하려는 사람에게는 필수적인 자세입니다.
어질지도 않고 현명하지도 않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자신에게도 그런 점이 있지 않은지 성찰하는 것이 먼저라고 공자는 조언합니다. 그런 자들을 경멸하기는 쉬워도 반면교사로 삼기는 어려운 법이지요. 언제 어느 때라도 누구에게나 배우려는 태도를 유지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영혼이 성숙하지는 않고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지요.
본받을 점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찾아볼 수 없는 불현不賢들이 권력을 차지한 채 나라를 산으로 끌고가려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것은 고통입니다. 형편 없는 자들이 설치도록 만든 것은 다름 아닌 국민이지요. 피 흘려 쟁취한 민주주의를 독재의 후예들에게 갖다 바치는 블랙 코미디라니. 민주주의의 적들이 할 일이란 그것을 파괴하는 것 뿐입니다. 국민의 집단 지성은 언제나 옳은가, 가짜 뉴스들을 진실로 믿고 뚜렷한 근거도 없이 맹목적으로 수구 정당을 지지하는 노년층과 역사 의식을 상실한 채 수구 세력에 동화된 청년층의 존재는 이 질문에 회의를 갖게 합니다. 아무리 자성을 거듭한들 배울 점도 인정할 점도 찾을 수 없는 거대한 인의 장막이 드리워진 세상은 오늘도 바짝바짝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