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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06. 2022

일상의 논어 <이인里仁19>-유필유방遊必有方


子曰 父母在 不遠遊 遊必有方

자왈 부모재 불원유 유필유방


-공자가 말했다. "부모가 생존해 계시는 동안에는 멀리 떠돌지 말라. 멀리 가게 되면 꼭 행방을 알려야 한다." 



'불원유'는 현대 사회의 기준에 적합하지 않지요. 유학 등의 사유로 일찍부터 부모와 떨어져 사는 것은 흔한 일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필유방'은 오늘날에도 유효한 조언입니다. 특히 청소년기의 자녀들이 잘 새겨들어야 하지요. 사춘기에 접어들면 부모의 사랑이 간섭처럼 느껴지는 법입니다.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여전히 어린아이 보듯 하는 부모의 잔소리에 짜증이 밀려들기 마련입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다 늦기라도 하면 카톡이나 문자라도 드려야 하는데 또래들에게 괜히 나약한 모습으로 비춰질까봐 하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이런 흐름은 자유도가 급증하는 20대에도 이어지지요.


사회인이 되면 분주해진 일상 탓에 연락에 소홀해집니다. 마음이 몸으로 연결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논어의 이런 대목은 사실 고리타분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논어가 깨달음의 책이 아니라 실천의 책임을 상기한다면, 스마트폰을 손에 달고 사는 우리가 멀리서나마 부모님께 할 수 있는 일상의 효가 무엇인지 떠올리며 행동으로 자주 옮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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