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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09. 2022

일상의 논어 <이인里仁21>-희구喜懼


子曰 父母之年 不可不知也 一則以喜 一則以懼

자왈 부모지년 불가부지야 일즉이희 일즉이구


-공자가 말했다. "부모의 나이를 알지 못하면 안 된다.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두려운 것이다."



희구지심喜懼之心이라는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바로 이 구절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공자의 말은 부모의 건강이란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남은 날이 시시각각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경각심을 새삼 일깨움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살아 생전에 조금이라도 더 함께 시간을 보내며 효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인간도 생로병사의 이치를 피해 갈 수 없다는 자명한 진리 앞에서 담담해야 합니다. 부모님의 연세에 대해 느끼는 기쁨과 두려움의 이중적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동시에 소모적인 것입니다. 부모라는 단어를 제거할 때 남는 한 명의 남자와 여자를 응시하게 되면 잔존해 있는 인간으로서의 욕망이 보이게 됩니다. 과하지 않은, 과해서도 안 될, 노년의 인간적 욕망의 충족에 관심을 기울일 때 우리는 자식의 도리와 같은 오래된 윤리적 가치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표현하는 방법에 눈뜰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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