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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11. 2022

일상의 논어 <이인里仁23>-이약실以約失


子曰 以約失之者 鮮矣

자왈 이약실지자 선의


-공자가 말했다. "약으로 인해 잃는 사람은 드물다."



은 바로 뒤의 실失의 의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잃는 것을 물질이라는 실체적인 대상으로 보면 약은 절약節約, 검약儉約의 개념이 됩니다. 자원을 함부로 낭비하지 않고 꼭 필요한 데만 쓰면서 아끼는 사람은 잃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지요. 


약을 정신이라는 관념적인 대상으로 보면 언약言約, 약속約束, 협약協約, 계약契約 등의 개념이 됩니다. 이때의 약은 개인적 차원을 넘어 사회적 관계를 형성합니다. 반드시 타자라는 내 밖의 상대가 존재하게 되지요. 따라서 일단 맺은 타자와의 약을 지키는 사람은 비록 경우에 따라 일시적으로 손실을 입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결국 전체로 보아 득을 보기 마련이라는 의미로 위 구절을 풀이할 수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마음과 마음을 나누어 정한 것을 어김없이 지켜 내는 사람은 필히 신뢰를 얻는 법입니다. 


표를 얻기 위해 공약公約을 남발한 후 안면몰수하는 공직자 특히 정치적 리더는 이후에도 같은 짓을 반복하고 맙니다. 그것이 그의 태생적 본질이기 때문이지요. 그런 자는 일시적으로 얻을 수 있을 지는 몰라도 종내 모든 것을 잃고 파멸하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사리에 어두운 국민들일지라도 거짓말쟁이가 되풀이하는 기만에는 마침내 치를 떨게 되기 때문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경의로 25-37 동문굿모닝힐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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