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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01. 2022

일상의 논어 <공야장公冶長16>-구이경지久而敬之


子曰 晏平仲善與人交 久而敬之

자왈 안평중선여인교 구이경지


-공자가 말했다. "안평중은 사람들과의 사귐에 훌륭했다. 사귄 지 오래되어도 사람들에게 정중했다."


 

안평중은 제나라()의 명재상으로 40년 넘게 공직 생활을 하면서 세 명의 왕을 모셨던 인물입니다. 늘 근검절약했던 청백리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자가 30대 중반에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갔을 때 둘이 인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안평중은 공자에게 호의를 베풀었으나 정작 제나라 왕 경공景公이 공자를 등용하고자 할 때는 반대하여 무산시켰습니다. 유가 사상에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안평중이 미울 법도 한데 공자의 인물평은 사적인 감정에 휘둘리지 않습니다. 그의 사람됨이 어떠한지 누구나 단박에 알 수 있는 말로 칭찬하고 있습니다. '장은 묵은 장맛이 좋다'고 했지요. 오래 사귄 친구가 허물이 없고 정이 깊은 법입니다. 하지만 너무 스스럼없이 속내를 털어놓고 거리낌 없이 말을 하다 보면 자칫 의가 상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 인간관계입니다. 사생활에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용에 대해 함부로 조언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지요. 


재상 정도 되면 아랫사람들에게 아무렇게나 하대하기 쉽습니다. 인사권을 갖고 있는 공직자가 인仁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기고만장하여 부하 직원들을 힘으로 제압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요. 그런 상사일수록 상명하복의 질서에 굴종하는 자들을 곁에 두고 싶어 합니다. 출세를 위해 양심을 버린 채 소위 '빽줄'을 찾아 아부하는 자들이 제대로 된 능력을 갖출 리 없습니다. 실력보다는 인맥을 성공 요인으로 삼는 자들은 언제나 파벌을 만들어 권력을 강화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려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 자들은 단합을 명목으로 함께 모여 술은 퍼마실지언정 혼자만의 고독 속에서 공부와 성찰의 시간을 갖지 않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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