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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14. 2022

일상의 논어 <공야장公冶長25>-안신회安信懷


顔淵季路侍 子曰 盍各言爾志 子路曰 願車馬衣輕裘 與朋友共 敝之而無憾 顔淵曰 願無伐善 無施勞 子路曰 願聞子之志 子曰 老者安之 朋友信之 少者懷之

안연계로시 자왈 합각언이지 자로왈 원차마의경구 여붕우공 창지이무감 안연왈 원무벌선 무시로 자로왈 원문자지지 자왈 노자안지 붕우신지 소자회지


-안연과 계로가 모시고 있을 때 공자가 말했다. "각자 너희의 뜻을 말해 보지 않겠느냐?" 자로가 말했다. "수레와 말과 의복을 벗들과 함께 나누어 쓰다가 그것들이 못쓰게 되더라도 섭섭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안연이 말했다. "잘하는 것을 자랑하지 않고 노고를 드러내지 않기를 원합니다." 자로가 말했다. "스승님의 뜻을 듣고 싶습니다." 공자가 말했다. "노인들은 편안하게 하고, 벗들은 신뢰하게 하며, 젊은이들은 품어 주고자 한다."  



안연은 안회요 계로는 자로입니다. 인仁의 안회, 용勇의 자로이지요. 


자로는 내 것 네 것 가리지 않고 자신의 것을 벗들과 공유하겠다는 포부를 밝힙니다. 물질 따위에 연연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는 것이지요. 친구들보다 형편이 낫다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나누겠다는 마음입니다. 무엇보다 신의를 중요시하는 자로의 성정이 잘 나타나는 말입니다. 


안회는 인의 대명사와 같은 사람답게 말합니다. 영혼의 수준이 높은 사람이 아니면 재주를 뽐내고 공을 인정 받으려고 안달하는 법이지요. 하지만 안회는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인정 받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그저 자신의 수양에 집중할 뿐이지요. 


공자의 뜻은 공적인 차원으로 확장됩니다. 두 달 만에 방향을 잃고 표류하며 침몰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부에 행정의 기본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고물가 고금리에 노인들의 삶은 팍팍해지고, 국민의 신뢰는 바닥을 치고 있으며, 청년들의 미래는 방치되고 있지요. 안타깝지만 국민 스스로 불러들인 현상입니다. 경제 위기 속에서 고통은 더욱 커질 것이고 사회의 양극화는 심화될 것입니다. 몰지각한 선택은 공동체에 재앙을 초래할 뿐이라는 자명한 사실을 외면한 대가입니다. 언제나 진실 만을 보도하는 언론이 주를 이루는 사회라면 애당초 선거 결과 자체가 달라졌겠지요. 하지만 바뀌지 않는 언론 환경을 탓하기에는 조금만 관심을 가져도 알 수 있는 진실에 눈과 귀를 닫은 국민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정직하고 성실하며 유능하고 자주적인 지도자에 만족하지 못하는 국민들이 존재하는 한 나라에 희망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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