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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15. 2022

일상의 논어 <공야장公冶長26>-자송自訟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 而內自訟者也

자왈 이의호 오미견능견기과 이내자송자야


-공자가 말했다. "끝이로다! 나는 자신의 허물을 보고 스스로 깊이 뉘우치며 책망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이인>편 6장에서는 '아미견我未見'이라고 했는데 여기에서는 '오미견'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이의호'라고 공자는 탄식을 쏟아냅니다. 마치 '세상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자조적인 기분이 전해집니다. 공자의 한숨은 잘못을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사람들의 뻔뻔한 태도가 일상화된 세태에 기인합니다. 공자가 말하는 사람들이야 당연히 위정자들이나 부자, 식자들과 같이 사회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이들을 가리키겠지요.  


자신들이 누리는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도리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서도 그에 대한 성찰은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과 그들의 과오를 아무렇지 않게 용인해 주는 법제도를 보면 좌절감이 밀려옵니다. 공자의 감정은 곧 이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우리의 절망감과 정확히 일치하지요.   


절망은 사실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지독하리만큼 짙은 어둠이 나라를 한 번 뒤덮고서야 진정한 빛이 무엇이었는지 몰랐던 사람들이 비로소 깨닫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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