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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ug 06. 2022

일상의 논어 <옹야雍也17>-직直


子曰 人之生也直 罔之生也幸而免

자왈 인지생야직 망지생야행이면


-공자가 말했다. "사람의 삶이란 곧아야 한다. 곧지 않게 살고 있다면 운좋게 화를 면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인지생'은 곧 인생입니다. 직直은 정직正直이지요. 인간이라면 반드시 사는 동안 정직의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공자는 얘기합니다. 부정직한 삶은 화를 불러들이기 마련이며 만일 거짓된 삶을 살면서도 아직 화가 미치지 않았다면 그것은 그저 요행일 뿐, 머지않아 화가 닥치게 된다고 단호하게 일갈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본래 직하기 어렵고 곡曲하기 쉽습니다. 인생길 자체가 수많은 곡절折로 이루어져 있지요. 구불구불 꺾인 길에서 수난을 겪다 보면 마음도 휘어지는 법이어서 바람 부는 대로 눕기도 하고 엎드리기도 하면서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조직에서도 자신의 명예를 걸고 바른말 하는 사람보다는 상사들의 입맛에 맞는 방식으로 일처리하는 사람의 승진이 빠르지요. 


인간이 매순간 모든 경우에 있어서 정직하게 살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선의의 거짓말도 필요합니다. 진심을 감추고 돌아서기도 해야 하고, 슬프면서도 기쁜 척 웃기도 해야 합니다. 이것이 평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리더는 결코 그래서는 안 됩니다. 정직하게 살아오지 않은 자는 절대로 리더의 자리를 탐하지 말아야 합니다. 공자도 리더들을 염두에 두고 이 말을 했을 것입니다. 리더의 부정직은 바르고 곧게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을 좌절시키며 사회의 가치관을 왜곡시킵니다. 출세와 이익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철면피들이 잘 먹고 잘 사는 세상이 되어 결국 사회 구성원 간의 신뢰가 깨지니 서로가 서로를 사기와 농간의 대상으로 삼아 버립니다. 전형적인 공멸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지요. 


지금 우리 눈앞에 이 길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부패해도 능력만 있으면 되지', '불쌍하잖아', '무조건 정권교체 해야 돼'와 같은 신박한 이유로 부정직한 자들에게 표를 던져 온 국민들과 기레기들이 건재한 한 이 길은 닫아도 닫아도 또 열리고 열리기를 반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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