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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잉고잉 박리라 Jan 05. 2023

(D+81) 새로운 재활병원으로의 전원

휴직 그리고 본격적인 엄마 간병 시작!

엄마의 간병을 위해 나는 6개월간의 휴직을 결심했다. 그래서 이번 한 주는 휴직을 위한 행정 처리, 업무 마무리, 인수인계 등을 하느라 아주 바쁘게 보낼 수밖에 없었다. 병원생활을 좀 더 편하게 하기 위해 머리도 숏컷으로 싹둑 잘랐다.

그래도 크리스마스이브는 혼자 계신 아빠와 당분간은 매일 보지 못하게 될 아이들과 함께 보내야지 싶어 친정집에 내려와 점심은 거하게 외식을 하고 저녁엔 치킨과 피자를 시켜 케이크와 와인을 곁들여 먹으며 하하 호호 즐겁게 보냈다. 아이들과 함께 친정에 내려와 있으니 먹구름이 드리워져있는 것만 같던 엄마집에 웃음기가 맴돌아 좋았다.

크리스마스날, 일주일 만에 병원에서 만난 엄마는 확실히 폐렴이 많이 좋아진 모양인지 여전히 산소줄을 꼽고 있긴 했지만 숨소리가 무척 안정적이었다. 주치의는 나의 예상대로 월요일에 퇴원을 하면 되겠다고 이야기했고 나는 그에 맞춰 미리 예약해둔 재활전문병원인 K병원에 전화해 다시 병원을 옮길 준비를 했다. 이제야 본격적으로 엄마와 함께 재활을 진행할 수 있겠다 싶어 마음이 좀 놓였다. 여전히 가래가 많지만 약도 먹고 있는 데다 내가 엄마 옆에서 계속 살뜰히 챙길 테니 점차 좋아지겠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드디어 월요일 오후 2시, K병원에서 보내준 병원차량이 도착했다. 병원차를 타고 K병원에 도착해서는 치료실이라는 곳에서 잠시 대기했다가 엄마를 봐주실 재활의학과 의사 선생님을 만나고는 바로 입원수속을 했다. 첫날이라 오늘은 아빠도 함께 병실에 들어와 볼 수 있었는데 엄마와 함께 배정받은 병실로 올라오니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핫한 병원답게 시설이 참 좋았다. 일단 공간이 꽤 넓어 개방감이 느껴졌고 그 덕분에 병실 특유의 갑갑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4인실은 자리가 없다고 해서 2인실로 배정을 받았는데 2인실은 보호자 공간도 꽤나 넓어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크지 않을 듯싶었다. 병동과 1층을 돌며 편의공간과 필요공간들이 어디 어디 배치되어 있는지를 확인하고 다시 병실로 돌아오니 이미 시간은 오후 5시도 넘어 있었다.

엄마는 병원 이동 후 피곤하신 모양인지 내내 주무시기만 했는데 엄마의 컨디션 때문도 있고 시간도 벌써 오후 5시가 지나가고 있어서 오늘은 좀 쉬도록 하고 내일 간단한 검사부터 시작하겠다고 했다. 덕분에 여유롭게 짐정리를 마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내과적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히 엄마를 살펴 당분간 병원을 옮기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또한 조금 더디 가더라도 엄마에게 맞는 의사와 치료사를 만나 엄마가 재활에 흥미와 재미를 붙일 수 있기를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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