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코인과 토큰, 뭐가 돈이 될까?

by Henry



블록체인 네트워크 구축에 돈이 많이 들어

남의 네트워크를 빌려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돼

그건 코인이 아니고 토큰이지만 뭐 어때?

사람들은 어차피 구별하지 못하니까



다 된 밥에 숟가락 얹기

초여름 해가 한참이나 길어졌다. 사무실 벽시계의 긴 팔은 느릿하게 숫자 6을 지났고, 그보다 빠른 가운데 팔은 30분을 향해 걸쳐 있다. 제일 짧은 시곗바늘은 초를 다투며 바삐 회전판을 돌고 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대화가 네 시간을 훌쩍 넘겼다. 배도 출출하고 해서 사무실 근처의 중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식당에서는 사람들로 북적거렸지만, 단골집이라 특별히 조용한 방을 내주었다. 자리를 잡은 우리는 요리가 나오는 동안 내가 먼저 이야기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일이 어렵고, 돈도 많이 든다고 해서 솔직히 실망했어. 그런 걸 왜 나한테 말하냐 싶어서 화가 났어. 뭐, 그런데 돈을 들이지 않고도 블록체인에서 코인을 만들 수 있다고 하니 안심이 되긴 해. 어떻게 하면 코인을 발행할 수 있을까?"

"형님, 돈을 들이지 않으려면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않아야 합니다. 복잡하고 전문가를 뽑아야 하는데, 굳이 그걸 우리가 직접 할 일이 뭐 있나요. 그렇게 하지 않고도 쉽게 코인을 만들 방법이 있어요." 후배는 자신감이 넘친 표정으로 거침없이 말한다. 그의 말이 반가운 나머지 기다릴 틈도 후배를 다그쳤다. "뭐? 그런 방법이 있다고? 그게 가능해? 그런 방법이 있으면 먼저 말을 하지 그랬냐?" 그렇게 나는 푸념했다.

"형님, 일에도 순서가 있는 법이라 기초 지식을 알아야 하므로 그랬습니다. 혹시 이더리움이라는 암호화폐를 들어 보셨나요? 이더리움은 암호화폐이면서 동시에 블록체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네트워크라고 보면 됩니다. 우리 암호화폐 사업을 위한 네트워크와 필요한 기술 인프라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시스템 위에 새로운 코인을 발행할 수 있어요. 이렇게 하면 처음부터 직접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보다 훨씬 간단해요. 구축 비용이 들지 않고, 사용료만 내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새로운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어요." 말을 마친 후배가 뿌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본다. 이게 바로 노하우라는 자기 자랑을 빼먹지 않는다.

"그래? 그럼, 이더리움 블록체인 플랫폼에다 우리 사업 아이템을 얹는다는 말이야? 그렇다면 밥상에 숟가락을 얹는 일이니 좋은데" 마음이 후끈 달아오른 나는 후배의 대답을 기다렸다.


웬 암호화폐가 그렇게 많아?

그 참에 주문한 요리가 나온다. 요리고 뭐고 눈에 뵈지 않고, 후배의 말이 더 중요했다. 그런데 후배는 배가 고프다면서 대답 대신에 음식을 먹는다. 애가 탔지만, 하는 수 없이 나도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급한 허기를 달래고 난 후, 후배가 말을 이어갔다.

"형님, 암호화폐의 종류가 왜 많은 줄 아세요? 바로 암호화폐 발행을 도와주는 플랫폼 때문이죠. 이 플랫폼 덕분에 사람들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쉽게 암호화폐를 발행할 수 있어요. 자체 블록체인 네트워크 없이 발행하는 암호화폐를 토큰이라고 불러요. 우리나라만 해도 수천 어쩌면 수만 개의 코인, 더 정확하게 말하면 토큰이 발행되고 있어요. 거래소에서 매매하는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코인이 아니라 거의 다가 토큰이라고 보면 됩니다."

"아 그렇구나. 그러면 자본력이나 블록체인 기술력이 약한 사람은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 좋겠구먼. 한 가지 걸리는 것은 코인보다 토큰의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을까?"

"그렇죠. 그렇지만, 일반 사람들은 코인과 토큰을 구별하지 못해요.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암호화폐를 알토 코인이라 부릅니다. 알토 코인의 대표 주자가 이더리움이죠. 그렇지만, 알토 코인 중에는 코인이 아니라 토큰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요. 그만큼 블록체인 기술이 일반인에게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죠. 일반 투자가들은 이 둘을 구분하려 하지 않아요. 코인이면 어떻고, 토큰이면 어떠냐고 생각하죠.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다면 그만이란 뜻이죠. 그래서 우리가 코인 아니 토큰을 발행하자는 겁니다. 이제 제가 큰돈 들이지 않고 코인을 발행할 수 있다는 말을 이해하시겠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뭐가 달라?

"음, 접수했어. 그러면 비트코인은 그냥 비트코인이지만, 이더리움을 알토 코인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알았어. 그런데 이 둘은 무엇이 다르지?"

"좋은 질문입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가장 인기 있는 암호화폐이지만, 그 목적과 기능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어요. 비트코인은 최초의 암호화폐로, 주로 중앙은행이나 단일 관리 기관 없이 안전하고 탈중앙화된 전자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죠. 반면,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과 분산 원장을 실행하는 플랫폼으로, 통화의 기능과 플랫폼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죠.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은 거래 기록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더리움의 블록체인은 스마트 계약과 분산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하는 플랫폼 역할도 겸하고 있어요. “

"이거 참 갈수록 태산이네.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은 양파처럼 까도 까도 새로운 이야기가 쏟아지네. 일단 무슨 말인지는 알았어."

"형님, 이것 말고도 두 암호화폐의 두드러진 차이가 유효성을 검증하는 방법에도 있어요. 비트코인은 '작업 증명'(Proof of Work) 방식을 사용하고, 이더리움은 현재 '지분 증명'(Proof of Stake) 방식을 사용해요. 이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닿는 대로 들려드리도록 할 테니 오늘은 이 정도만 하죠. 너무 많은 기술 용어를 한꺼번에 소화하려면 형님 머리가 복잡해질 겁니다."

말을 마친 후배가 다시 음식을 먹는다. 대화를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잠시 뜸을 들이도록 기다렸다. 그렇다면 비트코인보다 이더리움의 활용도가 더 높은 것 같은데, 왜 시세는 비트코인이 더 비쌀까? 후배가 식사를 마치자 나는 바로 후배에게 이걸 물었다. 그러자 후배는 다음과 같이 상세하게 말해주었다.

비트코인은 세계 최초의 암호화폐로서의 상징적 가치와 신뢰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여길 정도로 희소성이 있다. 비트코인의 총공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되어 있지만, 이더리움은 공급 한계가 정해져 있지 않아 희소성의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비트코인은 시장에서 가장 잘 알려진 암호화폐이며, 많은 투자자가 첫 투자처로 비트코인을 선택한다. 비트코인의 넓은 인지도가 수료를 부르고, 그 결과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암호시장을 선점한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이더리움의 기술적 혁신과 활용성은 장기적으로 그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후배의 이야기는 이제 우리 토큰 발행을 위한 세부적인 작업 내용으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돈 되는 이야기를 한다. 나는 한마디라도 놓칠까 봐 온 신경을 집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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