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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09. 2022

바보같은 놈, 1미터 앞에 금광이 있을 줄이야!!

바보 같은 놈!!!      

1m만 더 파면 어마어마한 금맥이 있다. 곡괭이질 몇 번이면 된다. 그때 갑자기 다비(Darby)는 땅 파는 일을 멈췄다. 더는 버틸 힘이 없다면서 모든 것을 포기한다. 이럴 수가 있을까? 떼돈을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단 1m 앞에서 그걸 포기하다니? 다비(Darby)라 이름 불리는 불운한 사나이의 이야기다.        

  

"바보 같은 놈!!!"하고 마을 사람들이 말했다.

"세상에 1미터 앞에 있는 노다지를 포기하는 멍청한 놈이 어디 있냐?"라며 너도나도 아우성친다.  

    

다비의 소식을 들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멍청한 놈!!'이라며 수군거렸다. 끌끌 혀를 차면서 입을 댄다. 하긴 내가 들어도 그런 생각이 든다. 돈벼락을 바로 앞에 두고 포기하다니 어안이 벙벙하다. 끝까지 노력하지 않고 중도에 포기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를 말할 때 자주 인용되는 이야기다.


처음 들었을 때 이게 과연 사실일까? 부쩍 의구심이 들었다. '1m 앞 돈벼락을 포기'하는 이런 일이 믿기지 않았다. 이야기의 출처를 샅샅이 조사했다.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이 다비의 사례를 전하고 있다. 심지어 경영학 관련 책에도 이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그래서 극적 재미를 위해 조금 과장해도 큰 흐름은 틀리지 않는 것으로 받아들여도 좋다.     


황금을 찾아      


미국 서부 개척 시대는 유럽에서 이주한 사람들이 원주민인 인디언을 몰아내고 세력을 확장하던 광폭한 시대다. 이주민들은 미국 동부에 닻을 내린 후, 그중 일부는 대륙을 횡단하여 서부로 건너갔다. 캘리포니아 일대의 여러 곳에서 도시를 건설하며 부를 일구기 위해 노력했다.     


1848년 1월의 어느 날, 캘리포니아의 새크라멘토강 근처에서 사는 존 서터(Johann Sutter)가 목재 가공 공장을 짓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우연히 커다란 금덩이를 발견했다. 그는 강 근처에 금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셔터와 동료는 횡재를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금을 발견했다는 사실을 비밀에 부쳤다.


발 없는 말이 오히려 하룻밤 사이에 천 리를 갔다. 라디오나 텔레비전이 없던 시절에도 서부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이 어느새 동부까지 알려졌다. 그러자 동부에 살던 가난한 이민자들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너나 할 것 없이 잰걸음으로 서부로 달려갔다. 미국 서부 개척 시대 골드러시의 광풍이 휘몰아쳤다.  

   

이야기의 주인공인 다비(Darby)와 그의 삼촌도 벼락부자를 꿈꾸며 콜로라도의 금광지대로 향했다. 곡괭이와 삽을 들고 금광을 캐기 시작했다. 그는 몇 개월에 걸친 고된 작업 끝에 금맥을 찾았다. 그는 조용히 고향인 메릴랜드의 윌리엄스버그로 돌아와서 몇몇 친척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엄청난 부를 거머쥘 수 있다는 소식에 친척들은 최신 채굴기를 사도록 돈을 모아 주었다. 모두 부자가 된다는 기대에 부풀었으며 서부로부터의 성공 소식을 설레며 기다렸다.     


새로 장만한 채굴 장비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채굴을 시작했다. 연이어 금이 발견되었다. 이제 다비와 그의 삼촌은 곧 부자가 된다는 희망에 부풀었다. 그들은 잠자는 시간을 빼곤 밤낮없이 채굴에 매달렸다. 어찌 된 영문이지 갑자기 금맥이 사라지고 금이라곤 눈 씻고 찾아보기 힘들었다.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땅을 팠지만, 손에 잡히는 건 먼지 날리는 흙덩이뿐이었다.     


낙담한 그들은 결국 금 캐는 일을 단념했다. 돈도 떨어지고 의욕마저 떨어진 그들은 부자가 되는 꿈을 포기하고 고향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두 사람은 고가의 채굴 장비를 단돈 몇백 달러의 헐값에 고물상에 팔아버렸다. 그리고 초라한 파산자의 몰골을 하고 고향인 윌리엄스버그로 돌아왔다.     


알고 나면 누가 못할까

그들이 떠난 후 놀라운 반전이 일어났다. 다비와 그의 삼촌으로부터 채굴 장비를 사들인 고물상은 광산 기사를 불러 금광을 살펴보게 했다. 그러자 다비와 그의 삼촌이 금액을 잘못 집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들이 파다 끝내 포기한 자리 바로 1미터 아래에 노란색 금을 가득 품은 금맥이 숨죽이고 있었다.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딴 사람이 번다’는 말이 들어맞는 순간이다. 다비와 그의 삼촌이 죽을 고생하며 개척한 자리 1미터 아래에 일확천금이 있었다. 그걸 알았다면 그들은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행운은 지금껏 고생한 다비를 외면하고 고물상에게 돌아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주는 포상이라 해도 너무 잔인하다.     


1미터 아래 금맥이 있다는 것을 안다면 누가 포기하겠나? 너무 당연한 말이다. 사람들은 쉽게 다비를 욕할 수 있다. 어찌 그리 멍청하냐고? 조금만 더 견디지 왜 포기했느냐고 하면서 비난할 수 있다. 실제 사람들은 그렇게 말한다. 나 같으면 포기하지 않았다고 큰소리친다.      


과연 그럴까?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나면 누구나 그렇게 말할 수 있다. 왜 끝까지 밀어붙이지 않았느냐? 무슨 그런 바보 같은 짓이냐면서 비난할 것이다. 그러나 결말을 알고 난 후에 이러쿵저러쿵하는 말은 아무 소용이 없다. 만일 우리가 그 입장에 있었다면 더 빨리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일이 풀릴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고 돈은 바닥난 지 오래다. 금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도 없는 상황인데 과연 버텨낼까?      


희망의 봄과 절망의 겨울

진정한 용기는 남들이 포기할 때도 견디는 것이다. 아무도 하지 않을 때 도전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말할 때도 확신하고 밀어붙여야 크게 성공한다. 그렇다고 애초부터 가능성이 없는 일을 혼자 고집하는 일도 어리석다. 성공할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이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면 중간에서 섣불리 포기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수많은 실패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끝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많다. 그중 에디슨의 이야기는 너무나 극적이라 포기하지 않는 의지의 사례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냉정하게 따져보면 에디슨은 실패보다 성공을 더 많이 했다. 성공으로 확보한 자금을 갖고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돈이 있으니까 버틴 끝에 백열전구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하는 필라멘트를 개발했다.      


작은 성공이 모여 큰 성공을 이룬다. 계속된 실패는 더 큰 실패를 부른다. 작은 잽을 무수히 맞은 권투 선수가 끝내 다운되어 일어나지 못하는 것과 같다. 만약 미래를 예측하는 눈이 있다면, 성공의 시점에 맞춰 일을 시작하면 된다. 그러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      


에디슨은 버틸 수 있었고, 이야기 속의 다비는 버틸 수 없었다. 자금력의 차이가 성공과 실패를 가름했다. 그렇더라도 진짜 성공할 수 있다면, 그걸 알 수 있다면 버티지 못할 사람은 없다. 그래서 인생은 사람을 힘들게 한다.      


100% 확신해도, 철저하게 조사해도, 모든 것을 완벽하게 준비해도, 실제 성공 여부를 장담할 수 없다. 삶은 불확실하고 미래는 불확정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찰스 디킨스의 말처럼 "희망의 봄과 절망의 겨울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 잘하고 있어! 이제 1개월, 아니 늦어도 1년 후면 대박 날 거야!!"하고, 내일의 소식을 미리 알려주는 사람이 없을까. 누구나 절망의 시간에 희망의 메시지를 기다린다. 버틸까? 포기할까? 지나고 나야 결과를 안다. 오늘도 실험실에서, 도서관에서, 학교에서, 일터에서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이 성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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