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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15. 2022

'핵융합 순에너지 54% 생산 성공' 아침 신문을 읽고

키다리 아저씨 태양 이야기 

오늘은 이미 공개한 브런치 북 『빛과 색의 아름다운 이야기』 가운데 ‘냉정과 영정 사이의 태양과 지구’ 후속편을 올린다. 이 글에서 태양이 인류에게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를 설명했다. 그래서 태양을 마음씨 좋은 키다리 아저씨로 표현했다. 태양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거나, 인공태양을 만들 수 있다면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때 쓴 글의 내용을 중요한 부분만 짧게 읽고 이야기를 이어가자.   

   

지구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 빛에 의지해서 살아간다. 식물의 광합성도 아름다운 색채도 햇빛의 작품이다. 우리는 지구에 내리쬐는 따스한 태양 빛이 얼마나 고마운지 잘 안다. 지구가 지금처럼 아름다운 파란색 별이 된 것도 햇빛 덕분이다. 우리는 지금도 단 한 푼의 돈도 내지 않고 햇빛을 사용하고 있다. 태양은 우리에게 소중한 빛을 아낌없이 주는 마음씨 좋은 키다리 아저씨다.     


이스라엘의 세계적인 지성인이자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 교수가 『사피엔스』에서 한 말을 들어보자. 지구의 화석연료 전체에 저장된 에너지의 총량은 태양이 매일 공짜로 보내주는 에너지에 비하면 무시할 만한 정도다. 태양에너지 중 지구에 도달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도 그 에너지의 양은 어마어마하다. 인간의 모든 활동과 산업에서 매년 소비하는 에너지는 지구가 태양으로부터 90분간 받는 에너지의 양에 불과하다. 우리는 그 많은 햇빛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햇빛 에너지를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태양 에너지는 인류의 지속적 발전에 필요한 훌륭한 동력원이 될 것이다. 햇빛 에너지는 화석 연료의 환경 파괴적인 성장을 대체하는 친환경적 성장을 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또 한 편으로는 태양의 핵융합 반응을 지구에서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지금의 핵폭탄이 채택한 핵분열은 많은 에너지와 함께 생명체에 해로운 방사능을 유출한다. 인류는 핵분열이 아닌 핵융합으로 에너지를 구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실험하고 있다.     


인공태양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소 원자의 핵을 융합해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1억°C의 고온과 1,000억 기압의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이 조건을 맞추는 게 힘들었다. 최근 기술적으로 핵융합의 조건을 만들어 냈고, 실제 수소 핵융합에 성공했다. 다만, 핵융합의 조건을 만드는 데 에너지가 너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었다. 핵융합 조건을 맞추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의 양이 핵융합으로 만든 에너지의 양보다 더 많아 경제성이 없었다.       


핵융합 순에너지 54% 생산 성공

핵융합의 원리를 그때 소개했지만, 기억을 더듬기 위해 적는다. 

  

수소 원자 4개를 고속으로 충돌시키면 원자들이 서로 뭉쳐지면서 하나의 헬륨 원자로 변한다. 이때 수소 원자 4개의 질량과 헬륨 원자의 질량이 같아져야 하는데, 질량 일부가 외부로 빠져나온다. 이렇게 빠져나오는 질량의 크기에다 초속 30만 km라는 빛의 속도 제곱을 곱한 만큼의 에너지가 만들어진다.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만들어지는데, 이것이 바로 핵융합 에너지다. 태양의 내부에서는 매초 마다 엄청난 숫자의 수소 원자들이 충돌하면서 어마어마한 핵융합 에너지를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태양의 핵융합 에너지가 빛의 형태로 지구에 도달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 에너지의 극히 일부만 이용하고 있다.    

  



그림에서 4개의 수소 원자핵의 질량을 합하면 4.032다. 이것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헬륨 원자핵의 질량은 4.003이다. 둘 사이에는 약 0.029(약 0.7%)의 질량 차이가 생겼다. 이 감소한 만큼의 질량이 에너지와 빛을 만든다. 이때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크기는 0.029에다 빛의 속도(초속 약 30만 킬로미터)의 제곱을 곱한 값이다. 태양 내부에서는 매초 7억 톤의 수소가 헬륨으로 변환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태양은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와 빛을 방출한다.                    


본격적으로 오늘 이야기를 해보자. 먼저 2022년 12월 15일(목)인 오늘 자 중앙일보 기사를 인용한다.                          

"미국 정부가 13일(현지 시간) 로런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LLNL)가 핵융합 발전으로 ‘순(純) 에너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5일 수소가 담긴 지우개 크기의 실린더에 192개의 강력한 레이저를 조사해 초고온(섭씨 1억 도)과 초고압(1,000억 기압) 상태가 만들어지면서 핵융합이 일어났다고 한다. 


2.05MJ(메가줄)의 에너지를 투입해 3.15MJ을 얻었다. 에너지 마진은 54%. 당국자들은 “경이로운 공학적 성과”라고 말했다. 다만 상용화까진 수십 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마빈 아담스 국가핵안보국(NNSA) 부국장이 기자회견에서 핵융합에 사용된 것과 같은 실린더를 들어 보이는 모습. 아래는 핵융합이 일어나는 타깃 챔버. [AFP=연합뉴스]"


키다리 아저씨 대신 인공태양을 만난다.  

드디어 인공태양을 만드는 길이 열렸다. 지구에서 수소 원자를 융합하는 데 필요한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1억°C의 고온과 1,000억 기압을 만들려면 많은 에너지를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드디어 투입 에너지보다 생산된 에너지가 더 많은 핵융합 에너지의 순(純) 생산에 성공했다. 그것도 투입 에너지보다 54%나 더 생산했다는 것이다. 핵융합 에너지 생산의 마진이 54%라는 뜻이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이 빛과 열을 내는 원리를 구현한 것이다.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꿈의 에너지’라 부른다.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지펴졌다. 핵융합은 핵분열과 달리 방사능 유출도 없고, 석유나 석탄과는 달리 환경을 파괴하지도 않는다. 청정하면서도 매우 값싼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 핵융합의 장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당장 대량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값싼 전기를 무한대로 사용하려면 최소 10년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거야 어찌 되었든 인공태양을 만드는 길을 얼었으니 지금부터는 시간 싸움이다. 기술은 한번 개발되면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진다는 기술 수확체증의 법칙을 기대하자.      


키다리 아저씨 태양이 아낌없이 보내주는 햇빛에 우리는 늘 감사한다. 무한정으로 쏟아지는 햇빛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안타깝다. 태양이 보여주는 핵융합의 지혜라도 빨리 터득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지난번 글의 요지다. 그렇게만 된다면, 인류는 에너지 문제에서 해방될 것이다. 인류가 더 갖기 위해 다투지 않아도 되고, 지구의 다른 생명체와 더불어 살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 광활한 우주의 유일하게 생명체가 사는 푸른 별 지구를 깨끗하게 보존할 수 있을 것이다.     

  

불과 며칠 전에 올린 글에서 그런 날이 빨리 오길 기대했다. 그런데 오늘 자 기사를 보니 핵융합의 에너지 생산 마진이 54%나 된다. 이 추세로 기술 발전을 지속하면 100% 이상의 마진을 달성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에너지로 인한 국가 간의 갈등이나 충돌도 사라지고, 푸틴이 천연가스로 세계를 위협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또 중동 산유국이 석유 생산량으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꼴도 보지 않아 마음이 편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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