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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19. 2022

빛의 소나타, 초록은 동색(同色)이라 서로 반사한다.

'빛의 소나타', 뜻밖의 반응에 고무되었다. 

『빛과 색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실린 글들의 반응이 뜻밖이다. 색에 관한 이야기야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다 치더라도, 빛의 본질은 딱딱하기 때문에 썩 좋은 반응을 기대하지 않았다. '빛의 소나타'와 '색'을 읽는 사람이 많아 내심 놀랐다. 물리학과 광학에 관한 내용이 많아 지루할 거로 생각했는데 다행한 일이다. 


내친김에 '빛의 소나타'와 '색'에 관한 글을 더 올린다. 지난번 글에서는 빛의 본질과 양자물리학과의 관계를 생략했다. 이 글들과 우리가 어떻게 색을 인식하는 과정을 올릴 생각이다. 이미 공개한 글을『빛과 색의 아름다운 이야기 1』로 하고, 이번에 올리는 글들을 『빛과 색의 아름다운 이야기 2』로 제목을 붙인다. 함께 읽고 토론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지금부터 눈이 사물과 색을 인식하는 과정을 살펴보자. 그걸 위해 먼저 빛의 본질과 색채의 관계를 간략하게 복습할 것이다.   


색은 빛이고 빛은 곧 색이다. 전자기파인 빛은 초당 약 30만 킬로미터의 속도로 운동하며, 일정한 주기를 갖는 파동의 한 종류이다. 우리가 귀로 듣는 소리와 호수의 물결도 파동이다. 소리는 공기를 매개로 해서 전해지는 파동이며 물결은 물을 매개로 해서 이동하는 파동이다. 그러나 빛은 자신을 전달해 주는 물질 없이도 앞으로 나간다. 빛이 아무것도 없는 칠흑의 우주 공간을 나아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낮의 빛은 아무 색깔이 없고 너무 투명해서 눈을 부시게 한다. 이 투명한 태양 빛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서도 공기나 먼지와 같은 물체와도 부딪히지 않으면 빛은 여전히 투명하다. 빛이 사방으로 산란하지 않으면 색깔도 뿌려지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없고 까만 하늘만 본다. 빛이 제아무리 아름다운 무지개를 품고 있다 해도,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분산되지 않는다면 그저 하얀 백색광에 불과하다. 빛이 물체에 부딪혀 산란하는 것은 색의 향연을 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빛과 색의 파장 

사진 출처 : https://charliesteel0083.tistory.com/321


위 그림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빛이다. 파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름과 역할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진동하는 횟수가 작으면 파장이 길고, 진동하는 횟수가 많으면 파장이 짧다. 라디오파의 파장이 제일 길고, 가시광선의 파장이 중간이고, 감마선의 파장이 제일 짧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거나 혹은 길면 우리 눈은 보지 못한다. 이 가운데 백색의 가시광선만 우리가 볼 수 있다. 우리 눈은 가시광선의 파장만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눈으로 볼 수 없다고 해도 위의 그림에 나오는 것들은 다 빛이요 전자기파이다.  


아이작 뉴턴(Issac Newton)은 프리즘을 통해 백색의 가시광선을 색으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정확하게 말하면, 다양한 빛의 색깔을 분리했다. 백색의 태양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켰더니, 파장의 차이가 굴절률의 차이를 보이며 색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을 통해 뉴턴은 백색광에서 색이 나온다는 사실을 밝혔다. 뉴턴의 발견으로 사람들은 가시광선이 무채색이지만, 속에는 다양한 파장의 빛(색)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사진 출처 : https://charliesteel0083.tistory.com/321


빨강, 노랑, 파랑의 색은 본래부터 무채색의 빛 안에 들어 있다. 이 빛이 산란하면서 ‘빨-주-노-초-파-남-’의 무지개색을 만든다. 태양 빛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은 산란과 굴절을 통해 본색을 드러낸다. 뉴턴은 프리즘을 통해 분리한 색을 무지개색으로 이름 지었다. 빛을 분리하면 경계선의 분명하게 분리되지 않는다. 경계면에서는 아래위의 색이 중첩되어 더 많은 색으로 분류할 수 있다. 뉴턴이 무지개색을 7가지 정리한 것은 분석의 편리성 때문이다. 실제의 빛을 분리하면 이들 경계 영역에서도 조금씩 다른 많은 색을 찾을 수 있다. 


물체는 같은 색의 빛만 반사한다.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이 까맣게 보이는 까닭은 빛이 색채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부딪힐 물질이 아무것도 없는 진공인 우주 공간에서는 빛이 지가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눈으로 본다’ 거나 ‘눈에 보인다’는 말은 빛이 우리 눈에 들어와 각막의 세포를 자극해야 일어나는 시각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빛이 부딪혀 반사할 어떤 물체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빛은 우리 눈에 들어오지 않고 그저 지나갈 뿐이다.


   


이처럼 우리가 물체의 색을 볼 수 있는 것은 물체에서 반사하는 색깔을 보기 때문이다. 초록 나뭇잎은 햇빛이 간직한 다양한 색채 가운데 초록색만 반사하고 나머지를 모두 흡수한다. 말하자면, 초록은 동색이라 반사하는 것이다. 해바라기는 다른 색은 흡수하고 노란색만 반사한다. 그래서 고흐는 노란 해바라기를 그릴 수 있다. 




하얀색의 종이는 빛의 다양한 색깔들 가운데 어느 하나를 반사하는 것이 아니라 빛 전체를 반사해 버린다. 그 결과 원래의 백색광인 하얀색만 눈에 들어온다. 반면에 빛이 까만색 종이에 비치면 빛을 모두 흡수한다. 어떤 색깔도 반사하지 않는 물체는 까만색이다.   


우리가 색을 보려면 빛이 있어야 하고, 그 빛이 물체에 부딪혀 반사되어 눈으로 들어와야 한다. 우리가 색채를 보는 데는 빛, 물체, 눈이라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신기하게도 우리가 사과의 빨간색을 본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사과라는 물체에 부딪혀 우리 눈으로 들어오는 빨간색을 인식한다. 우리가 사물의 색깔을 보는 행위는 실제 그 대상을 바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반사된 빛을 인식하는 행위다. 이렇게 인식된 정보들이 모인 것을 보고 최종적으로 전전두엽이 물체의 모양과 색을 판단한다. 


다시 정리하면, 우리는 눈으로 색을 보고 사물을 본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사실이다. 눈은 망막을 각막, 망막, 초점, 시신경 세포를 가졌다. 물체에 반사된 빛과 색이 이들 기관을 통해 들어오면, 시신경 세포가 정보를 전기신호로 바꾼다. 


우리가 감각기관을 통해 수집한 모든 정보는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 신경세포에 전달된다. 사물이나 색을 판단하는 최종 역할은 눈의 몫이 아니라 앞이마 뇌, 즉 전전두엽의 몫이다. 다음 글에서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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