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꾼다.
잊을 만하면 악몽을 꾼다.
그것도 두 개를 번갈아 가며 꾼다.
꿈속의 일은 늘 최악이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남았다.
그것도 너무 심각한 상태로 남았다.
고통스럽고 아프다.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땅을 치며 후회한다.
날카로운 비수가 가슴을 찌른다.
현실인 양 아픔이 느껴진다.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몸부림친다.
꿈속에서는 절대 도망을 칠 수 없다.
잠을 깨고 난 뒤 한동안 멍하다.
절망감이 남았다.
현실로 돌아온 순간 안도한다.
몇 년째 이런 일이 이어진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그런가.
둘 다 맞을지도 모른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의도적으로 억제된 기억들이 꿈속에서 나타난 것일까?
올해가 열하루 남았다.
연초 세웠던 계획을 성실하게 실천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이 삶이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 올지 모를 기차를 기다린다.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달리 어찌할 방법도 없다.
성실하게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