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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꿈을 꾼다.

잊을 만하면 악몽을 꾼다.

그것도 두 개를 번갈아 가며 꾼다.


꿈속의 일은 늘 최악이다.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 상태로 남았다.

그것도 너무 심각한 상태로 남았다.


고통스럽고 아프다.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땅을 치며 후회한다.

날카로운 비수가 가슴을 찌른다.


현실인 양 아픔이 느껴진다.

어찌할 수 없다는 절망감에 몸부림친다.

꿈속에서는 절대 도망을 칠 수 없다.


잠을 깨고 난 뒤 한동안 멍하다.

절망감이 남았다.

현실로 돌아온 순간 안도한다.


몇 년째 이런 일이 이어진다.

몸이 피곤해서 그런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그런가.

둘 다 맞을지도 모른다.


프로이트의 말처럼

의도적으로 억제된 기억들이 꿈속에서 나타난 것일까?


올해가 열하루 남았다.

연초 세웠던 계획을 성실하게 실천했다.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이 삶이다.

아프지만 어쩔 수 없다.


언제 올지 모를 기차를 기다린다.

영영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달리 어찌할 방법도 없다.

성실하게 끈기 있게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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