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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nry Dec 20. 2022

희망과 생각의 밀도

여행 가방의 밀도 

여행을 떠난다. 

가방에 옷을 넣는다. 

옷을 차곡차곡 최대한 많이 넣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될까?

옷의 공기를 다 빼고 최대한 압축한다. 

부피가 줄어들면 많이 들어간다.      

빈 곳이 없도록 꼭꼭 눌러 옷을 채운다.


어느새 한 가방 가득 옷이다. 

그래도 눌러서 또 옷을 넣는다.      

가방 안이 비좁아진다. 

급기야는 빈틈이 없다. 

위를 힘껏 눌러 다시 옷을 넣는다.   

   

같은 크기라도 채운 옷의 양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공간 안에 옷이 차면 찰수록 무겁다.

이럴 때 가방 안의 밀도(密度)가 높다고 말한다. 


밀도를 따질 때 질량과 무게는 다른 말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같다고 보자. 

그게 이야기의 본질은 아니니까.   

   

밀도가 높을수록 가방은 알차다. 

그렇다고 무한정 밀도를 크게 하는 것은 힘들다.  

자칫하면 높은 압력 때문에 가방이 터질 수 있다.   

    

생각의 밀도 

생각은 어떨까?


머릿속에 지식을 채운다. 

책을 읽고, 글을 읽으면 지식이 쌓인다.      

두뇌의 공간 안에 지식이 층을 이룬다. 

뇌 신경세포의 단백질이 쌓인다. 


뇌는 물리적 공간을 가진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많이 읽고, 많이 배우면 두뇌 기억 저장소에 지식이 쌓인다.

점차 지식의 밀도가 높아진다.     

 

지식의 양만 쌓는다고 다가 아니다. 

머릿속에 지식을 많이 넣으면 압력이 높아진다.

이것저것 아무거나 넣다 보면 쌓인 지식의 압력을 견딜 수 없다. 

자칫하면 머리가 터져 버린다.      


고통과 시련의 효모를 넣어 지식을 발효시켜야 한다. 

지식의 발효가 시작하면 숙성의 기간을 갖는 게 좋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는 숙성의 시간을 거치면

비로소 향이 깊은 지혜가 생긴다. 

생각의 밀도가 높아진 것이다.      


밀도가 높아지면 당기는 힘도 세진다. 

지혜로운 사람이 사람을 끄는 힘이 바로 이것이다. 

사람들은 생각이 깊고 지혜로운 사람한테 끌린다. 

높은 밀도가 갖는 중력이다.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희망은 가난한 사람의 빵이라 했다. 

오늘도 나는 희망이라는 빵을 먹는다. 

아직 눈물에 젖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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