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역설은 사라지고, 인간의 역설만 남는다면..

by Henry



AI의 역설은 없고, 인간의 역설만 남았다.

인간이 하기 쉬운 일은 컴퓨터가 하기 어렵다.

컴퓨터가 하기 쉬운 일은 인간이 하기 어렵다.

컴퓨터와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역설적인 이야기다.


미국 로봇 공학자인 한스 모라벡(Hans Moravec)이 한 말이다.

그래서 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라고 한다.

컴퓨터와 인간의 서로 다른 능력을 표현했다.


이 역설을 AI와 인간 사이로 확장할 수 있다.

인간이 하기 쉬운 일은 AI가 하기 어렵다.

AI가 하기 쉬운 일은 인간이 하기 어렵다.


인간은 보고, 듣고, 말하는 건 쉽다.

대신 인간은 수학과 계산, 논리 분석은 어렵다.

AI는 보고, 듣고, 말하는 게 어렵다.

반대로 AI는 수학과 계산, 논리 분석을 잘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모라벡은 인간과 AI의 진화를 통해 설명한다.

인간은 수십억 년 세월 동안 진화했다.

보고, 듣고, 말하는 인지 능력만 해도 수백만 년 진화의 성과물이다.

장구한 세월 학습했으니 감각적인 일은 누워서 떡 먹기다.


인간의 두뇌는 고도의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그러려면 두뇌가 더 복잡해져야 한다.

지금도 150조 개 이상의 시냅스가 오밀조밀 모였는데, 그보다 더 복잡해야 한다.

그걸 감당할 에너지를 조달할 수 없고, 그걸 소화하기엔 신경망의 용량이 제한적이다.

자칫하면 뇌 신경망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반면에 AI의 진화는 겨우 수십 년에 이뤄졌다.

제아무리 길게 잡아도 백 년이 안 된다.

인간 신경망을 모방한 Deep Learning까지 들먹이면 겨우 20~30년 내외다.

최근까지 AI가 인간의 감성을 익히기에는 역량이 모자랐다.


AI의 진화 속도를 조절해야 할까.

AI는 감각적인 일을 잘 처리 못 하지 못하지만, 논리와 연산 능력은 탁월하다.

컴퓨터 칩의 용량이 그 문제를 해결한다.

기억 용량도 어마어마하다.

그러니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속도는 천하무적이다.


이제 모라벡의 역설은 깨지고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AI와 컴퓨터의 역설은 무너지고 있다.

AI는 인간이 쉽게 하는 일도 척척해 내기 때문이다.

기계가 인간의 감성적인 부분까지 빠르게 치고 들어온다.


인간의 역설은 여전히 남는다.

인간은 AI가 하는 쉬운 일을 여전히 하기 어렵다.

복잡한 계산이나 연산을 순간적으로 해낼 수 없다.

AI처럼 많은 양의 데이터를 한 번에 학습할 수도 없다.

그것을 모두 기억하는 일은 더 어렵다.


기계의 역설이 무너졌으니 다음은 어찌 될까?

그래도 설마 인간을 능가하는 AI가 진짜 나올 리가?

옛말에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했다.

진짜 AI가 사람 잡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언제냐가 관건이다.


AI의 진화 속도를 조절해야 하나.

기술 발달을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긴 할까.

디지털 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하급수적이라 쉽지 않은 이야기다.

인간의 역설이 인간의 굴레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는 디지털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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