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은 세상의 색이다.

【빛과 색의 유혹】

by Henry

데카르트의 색채

"코기토 에르고 숨(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너무 유명한 말이라 따로 설명이 필요 없다. 그렇다. 근대 철학과 과학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프랑스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르네 데카르트(Rene Descartes, 1596~1650)가 한 말이다. 처음의 라틴어 문장이 어째 더 있게 보인다. 데카르트는 생각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증명했고, 생각은 인식과 사유의 출발임을 밝혔다.


당시 천재들은 다방면에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근대 학문의 여명기라 그들이 연구한 것들이 곧 학문의 기초가 됐다. 지금이야 학문이 분화하고 전문화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천재가 여러 분야의 학문을 섭렵하기 쉽지 않다. 어쨌든 데카르트도 철학, 수학, 과학 심지어 미학에 이르기까지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은 빛은 색이 없는 투명한 상태라 여겼다. 데카르트는 논리적으로 색채의 본질을 해석했다. 데카르트는 빛은 특정한 색상이 없는 백색이며, 무지개색은 프리즘 재질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 주장했다. 데카르트의 주장을 빌면, 빛의 입자들은 회전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데, 흰빛이 유리를 통과하면서 입자의 회전이 바뀐다. 이때 서로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회전하는 빛 입자가 서로 다른 색깔을 낸다는 것이다.

데카르트는 빛에서 색깔이 분리되는 까닭은 물체의 재질이 미치는 영향 탓이라고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빛은 원래부터 아무 색깔이 없는 것이기 때문에, 색깔이 있다고 해도 프리즘 재질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빛이 색깔을 보인다고 해도, 빛 자체에는 색깔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위대한 학자의 생각치고는 어리석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빛과 색채의 관계를 최초로 분석했다는 열정을 인정해야 한다.



뉴턴의 색채



사진 출처 : https://slidesplayer.org/slide/17738530/



천재 물리학자 뉴턴(Sir Isaac Newton, 1643~1727)은 물체 자체에 색이 있고, 빛에는 색이 없다는 데카르트의 주장을 실험했다. 그는 두 개의 프리즘으로 빛을 두 번 분리하는 실험을 수행했다. 첫 번째 프리즘으로 백색광(태양 빛)에서 분리된 색깔 중에서 빨간색을 선택했다. 그리고 난 후 다시 그 빨간색을 프리즘으로 통과시켰다. 그 결과, 두 번째 프리즘으로 빨간색을 통과시켜도 빨간색이 나왔다.


만일 데카르트의 주장처럼 빛이 프리즘을 통과할 때 프리즘 표면 입자의 재질로 파란색이 나왔다고 하자. 그러면 파란색이 두 번째 프리즘을 통과할 때 역시 입자의 회전이 달라지기에 다른 색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어떤 프리즘을 사용해도 파란색은 파란색으로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뉴턴은 백색광에서 색깔이 나오는 이유는 프리즘 재질 때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혔다.


프리즘 실험을 통해 뉴턴은 빛 자체가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뉴턴 덕분에 사람들은 색의 원천을 새로운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뉴턴은 무채색인 백색의 태양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켰다. 그 결과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은 프리즘을 통과할 때 굴절률의 차이를 보였다. 그 굴절률의 차이 때문에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색을 만든다는 사실을 밝혔다.


색의 굴절률은 각 색채의 빛이 가지는 파장의 차이다. 뉴턴의 해석에 따르면, 태양 빛에 들어 있는 서로 다른 파장의 빛이 산란과 굴절을 통해 다양한 색깔을 뿌린다. 뉴턴 덕분에 빛은 만천하에 본색을 드러냈다. 이렇게 해서 뉴턴은 빛이 색채의 고향이며, 색채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밝혔다.


빛이 색을 품고 있고, 색은 빛에서 나왔다. 뉴턴 덕분에 우리는 빛 속에 있는 색채의 문을 열었다. 그 후 우리는 하늘이 왜 파란지, 저녁노을이 왜 빨간지 알아냈다. 세상의 색은 빛이고, 빛은 세상의 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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