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폐경기가 없다. 그런데 왜 사람은?

by Henry
자녀 양육.JPG http://www.eduncare.net/news_gisa/gisa_view.htm?gisa_category=09010000&gisa_idx=8284



왜 여성은 폐경기를 겪는가?

강아지 암컷은 폐경이 없다. 나이가 들어서도 출산이 가능하다. 물론 노견이 돼서 새끼를 낳으면 여러 가지 질병으로 고통을 받는다. 강아지 암컷이 늙어서도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까닭은 엄마 배에서 충분히 자라기 때문이다. 태어나서 몇 개월만 지나면 벌써 훌쩍 자라 성견이 된다. 강아지는 수명도 짧고, 성견이 되기까지 새끼를 돌보는 시간도 무척 짧다.


덕분에 암컷 강아지는 폐경기를 겪지 않아도 된다. 몸과 마음이 급격하게 변화하는 특정한 기기도 없다. 나이가 들면 나타나는 노화 현상은 모든 생명체의 공통점이니 이건 무시하자. 노화 때문에 생기는 호르몬의 변화는 있지만, 폐경 때문에 발생하는 호르몬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시작하려고 강아지 이야기를 했다. 강아지를 키우지 않는 사람은 암컷 강아지가 폐경기를 겪는 사실을 잘 모른다. 생뚱맞게 들릴지 모르지만, 이야기를 계속해 보자.


여성은 갱년기에 접어들면 몸과 마음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폐경과 더불어 찾아오는 여성 호르몬 감소는 여성들의 몸과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우울, 흥분, 자신감의 상실, 집중력 저하, 불안, 신경과민 등 여러 증상이 나타나 마음이 심하게 요동친다. 허리는 굵어지고, 근육은 줄고 살이 찐다. 피부는 점점 얇아지고, 근육은 뻑뻑해진다. 몸이 옛날 같지 않고, 관절통과 근육통으로 고생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특히 여성의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일으키는 폐경기는 존재할까? 진화적 과점에서 보면, 여성들이 나이가 들면 출산이 점차 힘들어지고, 자녀를 건강하게 양육할 시간이 짧아진다. 그래서 나이 많은 여성은 자기보다 젊은 여성에게 출산을 맡기고, 자신은 손자들을 돌보는 것을 선택했다. 젊고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주기 위해 여성의 폐경기라는 진화적 선택을 했다.


소나 사슴의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이내 걷는다. 갓 출생했을 때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곧장 걷고 뛴다. 어미 배 속에서 다 자란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이다. 동물의 두뇌는 절반 가까이 성숙한 상태로 태어난다. 그러니 생존에 필요한 본능을 빠른 시간에 익힌다. 동물의 두뇌는 단순하고 신경회로망도 엉성하다. 그래서 새끼 양육 기간도 무척 짧다.


양육 시간과 진화적 선택

여성은 산도가 좁기 때문에 아이를 작게 출산한다. 머리도 덜 자란 상태에서 아이는 태어난다. 갓난아기의 뇌는 어른의 1/4에 불과하고, 뇌의 신경망도 제대로 자리 잡지 않았다. 탄생하는 순간을 기준으로 본다면, 갓 태어난 아이는 동물들의 새끼보다 머리도 작고, 지능도 낫다. 뇌가 자라고 복잡한 뇌의 신경망이 제자리를 잡는 데 약 20년이 걸린다. 이 기간 적절한 양육 환경과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일은 아기의 장래를 위해 무척 중요하다.


아이가 제대로 자라고, 두뇌가 제 역할을 할 때까지 엄마가 건강하게 집중적으로 아이를 양육해야 한다.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 아기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면 완전한 성인으로 자란다. 아기의 뇌신경 세포의 연결망이 조밀해지고, 머리가 좋아진다. 두뇌와 신체의 성장과 활동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아기는 젓을 떼 후에도 오랫동안 엄마에게 의존해야 제대로 성장한다.


그렇다면 여성에게 폐경기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만일 70대의 엄마가 아기를 출산한다면 그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고 돌볼 사람이 없다. 형제가 있다고 해도 엄마만큼의 양육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아이는 제대로 자리지 못하고 자칫하면 두뇌도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다. 인류의 진화에 큰 걸림돌이 되었을 것이다. 까딱 잘못하면 인류가 종족을 제대로 보존하지 못하고 멸종할 수도 있었다.


여성이 아이를 작게 낳고 크게 기르는 것은 탁월한 진화적 선택이다. 더 오랜 기간 양육함으로써 여성이 감당해야 할 몫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런 오랜 시간의 수고 덕분에 아기는 더 좋은 머리와 더 날렵한 몸매를 갖출 수 있었다. 양육하는 동안 어머니들의 자녀 양육과 교육에 얼마나 헌신하는지 잘 안다.


어린이날이다. 아이를 살뜰히 챙기고 사랑하는 것은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다. 아빠들도 당연히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충분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도, 자녀의 출산과 양육을 위한 어머니들의 헌신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더구나 낳은 아기를 잘 기르기 위한 진화적 선택인 폐경까지 생각하면 모성은 너무나 위대하다. ‘하느님이 너무 바빠서 어머니들을 세상에 대신 보냈다’는 탈무드의 이야기가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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