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어리석게 태어나 명석하게 자란다.

by Henry

아기의 두뇌는

작게 태어나 크게 자라고

어리석게 태어나 명석하게 자라지.

긴 양육 기간 동안

부모는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키우지.




직립보행과 출산의 고통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야. 갓 태어났을 때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다가 자라면서 옹알이하고 방긋 미소를 짓기 시작해. 이쯤 되면 부모의 마음은 축복과 행복으로 가득하지. 아이가 배를 밀다가 두 발로 서는 날이면 박수와 환호가 터져. 아이는 자라면서 부모에게 큰 기쁨과 삶의 의미를 주지.


아이가 무럭무럭 잘 자라고, 거기다가 머리까지 좋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좋아진다는 말은 태어날 때 머리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는 뜻을 담고 있어. 태어날 때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뉴런과 시냅스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자라면서 그것들이 어떻게 연결되는가도 두뇌 수준을 결정하는 데 무척 중요해. 많은 뇌 전문가가 두뇌 수준을 결정하는 요인은 유전과 양육 환경을 각각 반반으로 보고 있어.


사람의 두뇌가 성장을 완료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대략 25년이라고 할 수 있어. 개, 고양이, 소의 수명보다 더 긴 기간 두뇌가 성장해야 해. 사람 다음으로 학습 능력이 뛰어난 보틀노스 돌고래(Bottlenose Dolphin)의 두뇌 성장 기간이 5~10년인 것과 비교하면, 사람의 두뇌 성장 기간이 얼마나 긴지 짐작할 수 있어.


자,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해야지. 인간의 두뇌 성장 기간이 이렇게 긴 까닭은 진화의 산물이야.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생존하고 종을 번식하는 것은 모든 생명체의 숙명적 과업이지. 지구상에 원시 생명체가 출현한 것은 무려 40억 년 전의 일이야. 생명체는 열심히 먹고 영양분을 축적해 유전자를 번성시키는 숭고한 책무를 수행했어.


생명체의 근원은 원시 생명체야. 약 40억 년 동안 분화하고 진화한 결과가 오늘날 지구의 생명체가 된 거야. 인류의 조상과 침팬지의 조상은 같은 혈족이었어. 몇 차례의 비약적 진화를 경험한 침팬지의 조상은 나무에서 살았어. 그중 모험심 강한 별난 침팬지 조상이 식량을 구하기 위해 땅으로 내려왔어. 나무에 있어봤자 먹을거리 구하기도 어렵고 해서, 땅에는 뭐가 있나 싶어 호기심에 가득한 무리가 땅으로 내려왔지.


대략 700만 년에서 500만 년 전 사이로 알려진 별난 침팬지 조상의 모험이 인류 진화의 거대한 여정을 시작한 셈이야. 말하자면, 나무에 매달려 살던 영장류가 인간의 길을 택한 거야. 땅으로 내려온 별난 침팬지는 두 손과 두 발을 자유롭게 사용하게 됐지. 도구를 사용해 사냥하고 식물을 채취하니 크게 도움이 되었지. 말하자면, 기술 진보를 이뤄 더 나은 생산성을 확보한 거야.


그렇게 몇백 년의 시간이 흘렀어. 별난 침팬지 무리는 산불을 만나 혼비백산하고 멀리 도망쳤지. 그러다가 산불이 꺼진 자리를 돌아보다 잘 익힌 짐승의 고기를 발견한 거야. 이들은 부드러운 고기를 먹고는 맛의 신세계로 들어섰어. 그전까지 날것을 먹을 때보다 훨씬 소화하기도 편하고, 맛도 일품이었지. 이들은 불을 이용한 요리법을 발견한 거야. 맛도 맛이지만, 소화 효율성이 높은 요리는 두뇌를 크게 만들었어.


머리가 덜떨어진 아기의 출산

사람이 겪는 고통 중에서 산모가 겪는 출산의 고통만 한 것도 드물다고 해. 별난 침팬지가 나무에서 내려와 직립 보행을 하면서 체형이 변하기 시작했어. 네 발로 걷다가 두 발로 꼿꼿이 걷게 되면서 다리와 다리 사이가 좁아지고 골반도 좁아졌어. 그런데 진화 과정에서 두뇌의 크기가 무척 커졌어. 큰 머리는 인류가 문명을 만드는 게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 때문에 출산의 고통도 커졌어.


인간을 제외한 동물은 출산의 고통을 비교적 적게 겪는다고 해. 침팬지는 골반이 크고 새끼의 머리가 작기 때문에 출산할 때 고통이 상대적으로 적어. 게다가 침팬지는 산도에서 빠져나올 때 아기와 엄마가 서로 얼굴을 마주 본다고 해. 그래서 엄마 침팬지가 자신의 두 손으로 아기의 머리를 잡아당겨 빼낼 수 있을 정도야. 그러니 여성들과 비교하면 산고라 말할 것도 없지.


소나 사슴 같은 동물의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곧바로 걷기 시작해. 갓 출생했을 때는 잠시 비틀거리다가 곧바로 걷거나 뛰기도 해. 이런 동물들은 어미 배 속에서 이미 필요한 능력들이 거의 갖춘 상태로 태어나기 때문이야. 이들은 생존에 필요한 본능을 곧바로 익히는 거야. 이런 동물들의 새끼 양육 기간은 불과 몇 개월로 짧아. 그들의 두뇌는 어느 정도 생태와 환경에 특화된 상태로 태어나는 거야.


인류의 여성은 직립 보행으로 변한 체형 때문에 아이를 작고 미숙하게 낳아야 해. 머리의 크기도 어른의 1/4에 불과할 만큼 거의 자라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가 태어나지. 침팬지의 새끼가 출생 후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나무를 타지만, 인간의 아기는 6개월 되면 아직 걷지도 못하고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야.


아이가 영아기와 유아기를 거쳐 사춘기를 지날 때까지 거의 25년의 양육 기간이 걸려. 길어도 너무 길지만, 문제는 두뇌 구조가 무척 복잡하다는 거야. 다른 동물보다 월등히 많은 뉴런과 시냅스가 제대로 연결되고, 자리를 잡으려면 보통 힘이 드는 것이 아니야. 무척 조심스럽고 섬세한 양육과 보호가 필요하다는 뜻이지.


미성숙한 상태로 태어난 아기는 끊임없이 배우고 익히면 완전한 성인으로 자라야 해. 아기의 뇌신경 세포의 연결망이 조밀해지고, 시냅스가 제 자리를 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 아기는 젖을 뗀 후에도 오랫동안 부모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이 때문에 부모의 양육 방법은 아이의 두뇌를 계발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돼. 그만큼 부모는 아이 양육을 위해 노심초사하지.


대부분 동물은 자기 새끼를 본능적으로 보호하고, 특히 새끼를 적게 낳는 포유류 어미들의 모성애가 강하다고 해. 어머니의 강한 모성애가 없다면 갓 태어난 새끼가 약육강식의 현장에서 생존하기는 무척 힘들어. 새끼를 살리고 잘 보호하는 것은 모성 본능이라 할 수 있지. 그런 면에서 보면 아이를 키우고 양육하는 기간이 유달리 긴 인간 어머니들의 모성애는 위대할 수밖에 없어.


그 긴 기간의 양육을 엄마에게만 맡겨서도 안 돼. 부성애도 아이의 양육 환경에 무척 중요해. 아이는 부모의 모습과 행동을 보면서 그것을 닮으려고 노력하지. 아이의 인지 능력 발달에는 아버지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함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거야. 아이의 좁은 두뇌 안에 우리은하보다 더 복잡한 뉴런과 시냅스의 연결망을 제대로 장착하려면 큰 노력이 필요해. 정성과 인내와 기다림이 없다면 아이의 두뇌 신경망을 제자리를 찾기가 힘들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해.


인류의 조상 침팬지가 아이를 작게 낳고 크게 기르는 것은 탁월한 진화적 선택이야. 그렇지만, 더 오랜 기간 양육함으로써 부모가 감당해야 할 몫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지. 부모의 희생과 수고 덕분에 아기는 더 좋은 머리와 더 날렵한 몸매를 갖출 수 있어. 긴 양육 기간 부모의 현명한 자녀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짐작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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