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취미이자 습관으로 만들기

by Henry

세상에 공부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66일 동안 죽었다 하고 노력하면

즐거움의 도파민이 생겨나

공부는 취미이자 습관이 된다고 해



기억력을 높이려면 해마가 중요해


"이거 해마 아냐?"

"응, 말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야."

"얘는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이 자신의 배에 보관했다가 알을 출산해"

"그럼, 수컷이 출산을 한다고?"


바닷속 해마는 수컷이 출산하는 몇 안 되는 신기한 동물이야. 물론 암컷이 알을 낳지만, 성체로 키우는 건 수컷의 몫이지. 뜬금없이 웬 해마 이야기이냐고? 우리 머릿속에도 해마가 있는 걸 말하려고 해.


바닷속 해마를 닮은 머릿속 해마는 기억을 만들고 저장하는 역할을 하지. 특히 새로운 정보와 경험을 인코딩하고 저장해서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어. 또 해마는 공간 기억을 저장하고 활성화하는 일도 하고 있어. 어떤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어떻게 이동할지, 또는 특정 위치에 대한 정보와 그것과 관련된 경험을 기억하는 데 해마가 중요해.

이 그림은 머릿속에서 감정과 기억을 생성하는 변연계를 나타낸 것이야. 초록의 편도체와 연결된 해마를 볼 수 있어. 편도체와 해마가 붙어 있기 때문에 감정과 기억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해마의 몸통과 긴 꼬리는 전두엽과도 연결되어 있어. 이런 이유로 머릿속 해마의 기억 능력은 전두엽의 인지 능력과 판단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지.


우리의 뇌 신경세포는 한 번 소멸하면 재생할 수 없어. 그러나 해마의 신경세포는 성인기에도 유일하게 재생되고, 또 계속 생산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해. 신경세포의 생성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향상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어. 해마가 손상되면 기억력에 문제가 생겨 상황을 판단하는 인지 능력의 저하를 야기할 수 있어.


반복 학습은 뇌 신경회로를 변화시켜

에릭 켄델(Eric Kandel)은 기억과 학습에 관한 연구로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받은 뇌과학자야. 그는 신경 회로에의 정보 전달, 즉 시냅스에의 신호 전달 방식과 그것이 어떻게 변경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어. 그의 연구 결과 중 하나는, 학습과 기억의 형성이 신경 세포 간의 연결 강도, 즉 시냅스의 강화나 약화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밝혔어. 그는 단백질 합성과 관련된 메커니즘을 알아냈고, 이러한 변화들이 시냅스에서의 정보 전달을 조절하고, 결국 학습과 기억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밝혔어.


켄델이 주장하는 바는 학습과 경험을 통한 시냅스 강화는 기억 능력과 학습 능력을 향상한다는 거야. 뇌는 우리가 경험하고 관찰하고 이해하는 것 중에서 중요한 것만 추려 장기기억 저장소로 이동시키지.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데는 반복적인 학습만큼 좋은 것은 없어.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일이나 추억이 듬뿍 담긴 장소들이 우리 뇌리에 오래 남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야.


1949년 캐나다의 심리학자인 도널드 헵(Donald Hebb)은 “두 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되면, 그 두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가 강화되고, 두 뉴런이 동시에 활성화되지 않으면, 그 두 뉴런 사이의 연결 강도는 약화한다.”는 학습 규칙을 발표했어. 헵의 학습 규칙은 뉴런의 연결인 시냅스가 학습과 기억 형성에 공헌한다는 사실을 발표했어. 당시만 해도 사람의 두뇌 연구가 크게 성과를 보지 못한 것을 감안하면 헵의 주장은 무척 획기적이었어.


헵의 학습 이론은 후속 학자들의 연구로 큰 지지를 받았지. 특히 에릭 켄델은 생명체인 '계피빛 해파리(Aplysia californica)'를 통해 학습과 기억의 신경학적 경로와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상세히 밝혀냈어. 켄델의 연구는 학습이 기억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밝힘으로써 이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업적으로 평가받고 있어. 그의 연구는 기억 형성과 관련된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을 더욱 명확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어. 켄델 덕분에 우리는 반복 학습하면 뇌 신경회로가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어.


헵과 켄델의 성과를 통해 반복 학습이 기억이 뇌 신경망을 바꾸고, 그것이 습관을 만든다는 것도 파악했어. 반복하는 일이나 행동은 몸이 기억하여 습관으로 변화시켜. 처음에는 싫고 힘든 일도 계속하다 보면 몸에 익고 즐거움이 생겨. 이것은 뇌에서 일어나는 신기한 현상이야. 몰입할 때 생성되는 쾌락 물질인 도파민은 공부나 독서를 습관으로 이끄는 훌륭한 촉매제야. 말하자면, 공부를 잘하는 아이는 공부가 습관이 된 아이라고 보면 돼.


반복하다 보면 공부는 취미가 되고 습관이 돼

기억 능력을 향상하고 뇌를 발달하는 데는 공부만 한 것이 없어. 막상 공부를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좀처럼 몸이 움직이지 않을 때가 많아. 이래저래 고민하다 보면, 어느새 잠잘 시간이야. 그래, 오늘은 자고 내일부터 하자고 다짐하지.


내일이면 과연 달라질까? 지금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내일도 시작하지 않을 확률이 커. 그럴 때는 단 10분 공부하자는 심정으로 일단 시작하는 거야. 처음에는 10분도 좀이 쑤셔서 몸을 꼬기 일쑤야. 다. 그러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어. 이것을 우리 뇌가 스스로 자가 발전하는 ‘작업 흥분’이라고 말했어.


우리 두뇌에서는 왜 작업 흥분이 일어날까? 그것은 우물을 파는 원리와 같아. 맨땅을 그대로 두면 백날이 가도 물이 나오지 않아. 물이 나올 만한 땅을 찾아서 일단 파보는 거야. 계속 땅을 파다 보면 어느 순간에 물이 솟지. 한 번 물이 솟아나면 물은 계속 나와.


우리 머릿속 도파민도 우물의 물이 나오는 원리와 같다. 처음에는 즐거움을 주고 동기를 부여하는 도파민이 솟지 않아. 계속 시도하고 공부하다 보면 어느 순간 즐거워지지. 머릿속에서 도파민의 샘이 터진 거야. 그다음부터는 비교적 순조롭게 일이 진행될 거야. 작업 흥분은 도파민을 유도하고, 도파민은 습관을 만들지.


미국의 의사 맥스웰 몰츠(Maxwell Maltz)는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Psycho Cybernetics)』에서 '무엇이든 21일 동안만 지속하면 그것이 습관이 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어. 그의 생각은, 특정 행동이나 생각을 반복적으로 실천하면, 우리 뇌 속에서 해당 행동이나 생각과 관련된 신경 회로(시냅스)가 점점 강화된다는 거야. 그리고 21일이라는 기간이 지나면, 그 행동이나 생각은 우리에게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주장해. 모든 사람이나 상황에 21일이라는 기간이 일관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야. 습관 형성에 필요한 기간은 개인의 특성, 환경, 그리고 그 행동의 복잡성에 따라 다를 수 있어.


매일 규칙적으로 꾸준히 몰입해서 행동하면 21일이 지나 그 행동은 습관이 된다고? 그게 과연 가능할까? 기간이 너무 짧지 않으냐는 생각이 들긴 해. 런던대학(UCL)의 필리파 랠리(Phillippe Lally) 교수 연구팀은 새로운 행동이 습관화되는 데는 최소 21일이 걸리며,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 잡는 데는 66일이 걸린다는 ‘66일의 법칙’을 발표했어. 최소 21일이 지나면 행동이 습관화하기 시작하고, 66일이 지나면 완전히 습관으로 자리한다는 말이지. 그렇다고 이 또한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된다는 말은 아니야.


지속적인 학습과 독서가 없다면 우리는 과거의 정보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돼. 과거부터 익숙한 정보나 행동은 우리 뇌의 장기 기억에 굳어질 수 있어. 그런 생각이나 행동은 변경하기 어려워지고, 우리의 행동이나 사고방식에 고정관념을 낳을 수 있어. 그렇다고 뇌가 새로운 정보나 경험을 수용하거나 적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아.


새로운 학습과 경험은 뇌의 유연성을 유지하고, 고정된 생각이나 행동을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뇌 가소성을 살리고 시냅스를 강화하는 데는 공부만큼 좋은 것이 없어. 그러니 공부하는 습관을 당장 길러야 해. 66일 동안 죽었다 하고 독서하고 몰입해 보는 거야. 장기 기억 저장소가 구축돼 기억은 습관이 될 거야. 기억의 신경회로가 발달하면 두뇌 구조가 바뀌지. 그때쯤이면 공부는 취미이자 습관이 되어 있을 거야.


그렇게 해도 안 된다면? 그건 당신 아이가 잘 못 된 건 아니야. 예외 없는 법칙이 없듯이 조금 더 시간이 걸리는 아이도 있어. 그러니 인내를 가지고 기다려야지. 66일로 안 된다면 80일 혹은 90일쯤이면 습관이 될 거야. 그 정도면 충분히 기다려 볼 만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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