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머리가 나빠서 안 돼
커서 뭐가 될는지 걱정이야"
이 아이가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내 그럴 줄 진즉 알아봤어"
그 많던 우수한 떡잎은 어디로 사라졌나
"넌 머리가 나빠서 안 돼. 커서 뭐가 될는지 걱정이야."
"그 아이가 훌륭한 인물이 되었다고? 내 진즉 그럴 줄 알았어."
잘 될 아이는 어릴 때부터 딱 보면 안다고? 어디서 한 번쯤 들어본 말이야. 크게 성공한 사람이 나온 마을에서는 “그 아이가 큰 인물이 될 줄 일찍부터 알았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많지. 성공한 인물이 어린 시절 얼마나 똑똑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들이 성공하고 나면, 어린 시절에도 그랬다는 식의 사후확증편향 소문이 널리 퍼지게 마련이지.
어떤 아이가 우수한 떡잎인지 누가 알 수 있겠어. 기껏해야 학교 성적으로 가름하겠지. 그중에서 시험 성적이 좋은 아이들은 자질 있는 떡잎의 대열에 합류하는 거야. 그렇지 못한 아이들은 싹수가 보이지 않는 평범한 떡잎으로 평가받아. 그러다가 지능 테스트라도 하면, 그 수치를 보고 떡잎의 가능성을 가려내지. IQ가 높은 아이들이 성적이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높은 지능지수는 머리 좋음과 될성부른 나무의 떡잎으로 표상으로 등극하지.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었을 때, 끝까지 살아남아 훌륭한 나무가 된 떡잎은 얼마나 될까? 10%도 채 되지 않는다고 해. 오히려 비실비실한 떡잎 중에서 큰 나무가 되는 경우도 많아. IQ가 높다고 해서 성인이 되어 훌륭한 인물로 자라는 것도 아니야. 천재 연구자로 유명했던 미국의 심리학자인 루이스 터먼의 실험에서도 어느 정도 증명됐어. 오히려 가능성을 인정받지 못한 떡잎 중에서 큰 나무가 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을 관찰했어.
아이큐는 만능열쇠가 아니야.
우리 주변에서는 어릴 적 IQ가 높았던 아이들이 평범한 성인이 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어. 물론, 그들이 성인이 되어도 높은 지능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사회적 성공을 보장받을 수는 없어. 어릴 때 받았던 '영재'라는 평판에 너무 의존하여 자기 계발을 소홀히 했거나, 인성이나 사회성, 그리고 의지력 같은 다른 중요한 능력이 부족했을 수도 있어. 사실, 지능지수와 사회적 성공 간의 상관관계는 생각보다 그렇게 높지 않아.
IQ는 기억과 계산 그리고 추리 분야의 문제를 얼마나 빨리 푸는가를 시험한 점수야. 특정 영역의 지능을 검사한 것이고, 지능 전반을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뜻이야. 제한적이고 특정한 분야의 인지 능력을 측정한 거야. 따라서 지능지수만 보고 "머리가 좋다"라고 하는 말은 문제가 있어. 왜냐하면, 지능지수는 지능 전반을 평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만 가지고 모든 지능이 좋다고 말하면 위험해.
사람의 지능은 다양한 형태로 표현될 수 있어. 예를 들면, 음악, 미술, 운동, 대인 관계, 공감 능력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지능을 가질 수 있지. 지능의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IQ 테스트 점수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제한적이며, 사람의 전체 능력과 잠재력을 이해하는 데 약점을 드러내지. 특히 아이의 능력을 평가할 때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하며, 한 가지 테스트 결과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것이 좋아.
미국의 교육학자 하워드 가드너(Howard Gardner)는 사람들이 서로 다른 지능을 가진다는 '다중 지능 이론'을 주장했어. 그는 논리-수학적 지능 외에도 언어지능, 공간 지능, 체육-운동적 지능, 음악적 지능, 대인 지능, 자기 인식적 지능, 자연주의 지능을 제시하고 있어. 어떤 사람은 수학적 논리 지능이 뛰어나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반면, 다른 사람은 대인 지능이 높아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능숙하게 행동해. 또한 어떤 아이는 음악적 지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악기를 쉽게 익히거나 훌륭한 곡을 작곡할 수 있다는 거야.
그는 지능이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 가지 지표로 모든 것을 평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 아이들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그들의 다양한 능력과 특성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해. 부모나 선생님들은 각기 다른 아이의 잠재력을 발견하고, 그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지. 그렇지만, 교육 현장에서는 이걸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한 거야.
이제 지능지수가 갖는 한계를 어느 정도 이해했을 거야. 대개 학교에서 보는 시험은 기억력, 계산력, 추리력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IQ가 높은 아이의 성적이 좋은 것은 당연한 결과지. 지능지수는 학업 성취도의 가능성을 평가하는 유용한 도구는 맞아. 그렇다고 그것만 가지고 아이의 성공 여부를 점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더구나 사람의 지능은 얼마든지 변하고, 두뇌의 원판도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말이야. 그러니 IQ를 너무 믿지 않고 맹신하지 않는 것이 좋아.
넌 머리가 나빠 안 돼
IQ 테스트는 수학, 논리, 연산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측정 범위가 좁아. 미국의 심리학자 스턴버그(Robert Sternberg)는 개인의 지능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분석 지능(Analytical intelligence), 창의 지능(Creative intelligence), 그리고 현실 지능(Practical intelligence)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해. 그는 현재의 IQ 검사에는 현실 지능과 창의 지능을 판별할 수 있는 문항이 없다고 해. 그 결과 개인의 능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지 못한다는 것이 스턴버그의 비판이야.
생물학적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두뇌는 탄생 이후부터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발달해. 수학, 논리, 연산 영역 외에도 인내, 절제, 판단 등 종합적 사고 능력을 결정하는 전전두엽은 20대 초반에서 20대 중반이 되어서야 다 자라지. 늦게 완성되는 전전두엽의 특징을 고려하면, 현재의 IQ 테스트는 종합적 사고능력을 측정할 수 없다는 한계도 보여. 인내와 절제, 타인과의 공감 능력 등이 측정 범위에 빠진 한계를 보여.
IQ 테스트가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머리가 늦게 성숙하는 아이들에게는 IQ를 측정하는 시점이 빠르다는 점이야. 어떤 아이들의 수학, 논리, 연산을 관장하는 뉴런들은 일찍 발현되고, 반대로 이 부분의 발달이 더딘 아이들도 있어. 이들 뉴런의 발현 시점이 늦은 아이로서는 IQ와 중요한 시험을 측정하는 시점이 너무 빨라. 뒤늦게 전두엽이 폭풍같이 성장하면, 지능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학교 성적도 좋아질 수 있는 아이는 크게 손해를 볼 위험성이 커. 이런 아이한테 "넌 머리가 나빠 안 돼"라고 낙인을 찍으면, 아이는 정말 그런 줄 알고 스스로 좌절하게 돼.
아이의 두뇌와 지능은 결정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변한다고 말했잖아. 두뇌와 지능을 발달시키는 좋은 양육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한 거야. 그런 환경에서 두뇌 발달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 아이의 머리는 자라면서 좋아져. IQ와 수능 시험 성적이 주는 낙인효과 때문에 천재의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할 거야. 이때 부모의 격려와 성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해. 아이가 자기 자신을 믿고 두뇌를 발달시켜 훌륭한 인물로 성장하도록 부모가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