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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수 Jun 08. 2022

아스라이 가슴 한 켠에 남아있는

그 해 여름

대학 방학  아르바이트했던 #이랜드크루즈  다리는 아팠지만 매일 봐도 새로웠던 한강의 야경 (그땐 크루즈 타고 지나가는 다리 이름 순서대로  외웠는데 이젠 가물가물한강철교, 반포대교…)

낮에는 기타리스트님이 배에 오셔서 연주하시고, 밤에 마지막 배는 재즈공연팀 오셔서 아름다운 악기 소리와 보컬 목소리에 취하고 매주 토요일엔 (날씨가 허락하는 날은) 반포대교 무지개 분수쇼를 봤다.

마지막 배 스케줄까지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마주치는 한강에서 운동하시는 분들, 돗자리 펴고 앉아 재밌는 시간 보내시는 분들, 울려 퍼지는 버스킹 공연 음악 소리, 걸어가는 길에 푸드트럭 아니고 칵테일 트럭에서 비닐팩에 빨대 꽂아 제조해주시는 테이크아웃 칵테일 한잔!ㅎ(다른 곳에서도 하시고 종종 한강 쪽으로도 오신다고 했다)


한여름에 했던 아르바이트라 매우 덥고 습하기도 했고, (입출항?이라고 표현하긴 좀 그렇지만) 입출항이 잦았다. 한 시간 정도의 한강 투어가 끝나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오면 손님들 하선시키고, 5분 정도 앉아있을 수 있을까 말까? 다시 새로운 손님들 표 받고, 카운팅 하고, 사인에 맞춰 비트에 걸어뒀던 로프도 풀고 다시 배로 훌쩍 뛰어 올라타면 다시 한강투어가 시작된다.

승선하시는 분들은 모두 얼굴에 설렘이 서려있다. 함께 온 가족들, 신난 꼬마들, 나이가 지긋이 드신 할머니, 할아버지 단체 손님들, 외국에서 한국의 건축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오신 분들, 연인들, 외국에서 서울로 여행 오신 분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미소에 설렘과 두근거림이 가득하다. 특별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 오신 그분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고 있으면, 비록 내 몸은 피곤했지만 내가 누군가의 설렘으로 기억되는 장소에 함께 있었다는 점이 좋았다. 나에겐 매일 보는 풍경이었고 일을 하는 곳이었지만, 매번 손님들의 새로운 반응, 기쁨과 설렘을 마주하는 그 순간들이 행복했던 적도 있다.

서울의 , 한강의 야경, 덥고 습했던 공기, 마주했던 설렘, 누군가의 추억 속에 자리한 나의 모습, 퇴근하고 걷던 노래가 울려 퍼지는 여름의 , 아름다웠던 야경,.. 모두 아스라이 가슴  켠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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