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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라이프 Apr 26. 2020

카드 클래스

Lani 아줌마와의 소중한 만남

    미국은 외로움과 고즈넉함이 사회의 안감처럼 깔려 있는 곳이다.  외로움을 한 땀 한 땀 줄이기 위해 모여서 퀼트도 하고 뜨개질도 하고 다른 취미활동들도 하는 것처럼 보인다.  친구가 없어서 무료한 내게 새로운 취미인 수제 Card Craft의 세계를 열어 준 사람이 바로 Lani 아줌마였다. 


    처음 미국 와서는 만날 친구도 없고 해서 재봉틀을 사서 이것저것 취미 삼아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리 단지 내에서 < Craft 작품 판매행사>를 개최하니 자신이 만든 Craft작품을 출품하고 심사 후에  행사에서 팔 수 있다고 했다. 베이커리류, 쨈 등의 먹거리부터 퀼트, 도자기, 비누, 장식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망라되었다. 나는 인형과 타월 등 몇몇 아이템을 출품장소에 갖다냈다.  그런데, 일주일 후에 연락이 왔는데 비슷한 게 있어서 안된다고 했다. 나는 좀 억울한 마음이 생겨서 딸을 데리고 물어보러 갔다. 탈락한 것에 대해 좀 섭섭해하는 나를 보고 '카드 만들기'를 가르쳐 줄까? 하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Lani라는 이름의 아줌마였다. 심사위원이었던 그 아줌마는 내가 만든 인형을 가격을 조정해서 출품할 수 있도록 해 주셨다.  카드 재료도 없고 돈을 내야 할지도 몰라서 망설이고 있는 나에게 Card Craft 배우러 그냥 오라고 했다. 무엇보다 가장 기쁜 건 카드를 배운다는 것보다 내가 개인적으로 만나러 갈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Lani 아줌마의 집은 우리 집에서 가까웠지만 막상 두려움도 있었다. 영어 못 알아들어서 동문서답하고 다시 번복하면 거짓말쟁이로 오인되거나 하면 어쩌나 하고. Lani 아줌마는 남편과 단 둘이 살았는데 집안은 예쁘고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자신의 취미생활 재료들이 가득한 방을 보여 주었다. 종이는 칼라별로 정리함에 담겨 정리함마다 라벨 프린터로 깔끔하게 택을 붙여서 정돈되어 있었다.  미리 준비해 놓은 재료로 크리스마스 카드 만드는 것을 알려 주셨다. 나에게는 신세계가 열리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다음 주에도 또 오고 다 무료니까 걱정 말라고 하셨다. 더 감사한 건 내게 값비싼 기계와 도구, 종이까지 주셨다. 나중에 알았지만  족히 몇 십만 원은 될 물건들인데 공짜로 주시다니 의아할 정도였다.

     그렇게 나는 카드 만드는 취미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고, 예쁜 카드를 만들어 지인들에게 선물하면서 감사카드 하나 만으로도 충분한 감동을 전해 줄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미는 일, 쉽지 않은 그 일을 해 주신 Lani 아줌마와의 소중한 만남에 정말 감사한다.


Jean이라는 내가 좋아하는 미국 할머니를 위해 준비한 카드


    나도 지인들에게 카드 클래스를 열어 주고 크리스마스 때 보낼 카드들을 함께 들뜬 마음으로 준비하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분의 아들 결혼식을 위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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