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종이 하트... 따뜻함이 전해졌다.
때론 큰 것이 아니어도 마음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미국에서 살다 보면 이렇게 저렇게 만나 정이 들만하면 헤어져야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직장 때문이거나 잠시 미국을 방문한 경우들이 주로 해당한다.
워낙 땅덩어리가 크다 보니 다른 주로 떠나게 되면 거의 만나기 힘들어서 일까?
사람들이 간다는 걸 알면 더 잘해주기보다는 다소 소원해진다.
내가 계속 만나고 관계를 맺을 사람들한테만 공을 들이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섭섭한 느낌이 날까라는 생각을 하니
새로운 곳에 둥지를 틀 때처럼 정리하고 떠나야 할 때
주변 도움이 많이 필요할 텐데...
시카고로 떠나는 유리 씨에게 전화를 했다.
"많이 바쁘지? 이삿짐도 보내고 이것저것 정리할 것도 많고 인사도 받느라..."
"이삿짐은 다 해서 보냈고요. 덕분에 잘하고 있어요.
근데 갈 때가 되니까 아무도 연락이 없네요. ㅎㅎ"
"그래? 다들 정신없나 보다. 근데 여기 와서 살아보니 떠난다고 하면 조금 소원해지는 건 사실이야 "
이삿짐을 보내고 집에서 먹거리 해결도 좀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불고기와 김치를 조금 싸서 햇반이랑 갖다 놓고 왔다.
내심 유리 씨도 그렇지만, 수줍음 많은 유치부 예준이가 눈에 밟혔다.
선한 눈매 때문에 유리 씨가 좋았는데...
연배가 달라 별로 표현은 못했지만.
반찬 그릇 속에 하트 모양 편지가 들어 있었다.
대칭으로 오리기가 힘들었는지 살짝살짝 작아진 하트 가득 고마움을 담아 놓았다.
빠쁘고 급한 와중이라 카톡 한 통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반찬통에 담긴 하트편지의 손글씨를 보니 가슴이 뭉클했다.
카톡의 미사여구도 좋지만
타이핑된 글씨가 때론 정감 없이 느껴지고
마음에 여운을 남기지 않는다.
그러나, 급하게 쓴 유리 씨 편지의 손글씨에 마음이 묻어난다.
반찬통에 따뜻함이 그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