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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가 Oct 28. 2015

이별은 아니겠지

설마

이별은 아니겠지 설마
영화가 재미 없었던 걸까 내가 싫은 걸까
음식이 맛이 없었던 걸까 내가 싫은 걸까
그렇게 잘 웃던 네가 그렇게 말 많던 네가
하루 종일 차가워 보여  


‘아프다’

차갑고 날카로운 네 말이 송곳이 되어 내 폐부를 찌른다.


‘덜커덩’

더 이상 함께할 수 없다는 네 말에 무게도 알 수 없는 큰 돌덩이가 내 가슴 한 가운데에 ‘쿵!’하고 떨어진다.

며칠 전부터 가슴 안쪽이 이상했었는데
그게 너 때문이 아니기를 바래왔었는데
아무리 노력 해봐도 자꾸만 변해가는 너
남이라도 이렇게는 안해


‘어디에’

네 눈에 묻어있던 사랑은 온데간데없고, 내 손을 잡아 주던 따뜻한 네 손은 칼바람을 피해 주머니에 있다.


‘꿈인지‘

함께한 시간이 무색하게 남남처럼 싸늘한 널 보고 있자니 마치 이게 꿈인지 생신지 구분조차 되지 않는다.

이별은 아니겠지 설마 오늘은 아니겠지 설마
물을 수도 없고 참을 수도 없어
이 순간이 고문처럼 느껴져
이별은 아니기를 바래 무사히 오늘만 지나길 바래
괜찮아 질거야 별일 아닐거야
모두 다 겪는 흔하디 흔한 일 그런 일 일거야

‘슬프다‘

너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우릴 더욱 단단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는데, 

어느새 시간을 가르키는 시침은 주사바늘로 변해 독약이 된 우리 추억을 나른다.


‘미련함’

다시 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널 붙잡아야겠다는 이 바보스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지, 

이젠 그만하자는 네 말에 난 또 말을 못이었다.

너무 잘해주기만 했던 게 자꾸 맘에 걸려
여자를 잘 아는 친구들의 말이 맘에 걸려
사랑 하나만 있으면 모든 게 잘 될거라던
내 생각이 너무 멍청했어

‘공허함‘

너무 편해져 습관이 되어버린 너와의 연락은 더 이상 나에겐 사치가 되었고,

새로운 메시지는 친구들의 농담인걸 알면서도 네 연락이길 바라는 암담한 내 마음 또한 욕심이겠지.


‘두려움‘

설렘과 떨림으로 시작되었던 우리의 만남이 두려움과 슬픔으로 변할지는 몰랐어.

이제 또 누군가를 만난다는 생각조차 두려워,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의심스러워

울 것 같아 네 앞에서 나
안돼 몇 걸음만 더 몇 걸음 만 더 결국 눈물이
너의 집앞에서는 싫어
울면서 이별하기 싫어
내일 다시 보자
좋은 옷 고르고
멋진 말을 생각 할 시간을 줘

'떨린다'

나는 애처롭게 다시 전화기를 붙잡아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곤 이것밖에 없으니까, 

떨리는 내 목소리가 진심이란걸 너도 아는 것 같아 하지만 소용없나봐


'야속함'

너와 전화하면 통화에 반은 웃음소리로 가득했는데 이젠 무거운 공기소리만 들려,

끊겼나하는 불안함에 ‘여보세요?’라고 물어봐 그래봤자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건 "어..."뿐인걸

혹시 맘이 변할지 몰라
내가 다시 좋아질 지도 몰라
내 말대로 해줘 평소처럼 해줘
부탁해 제발 오늘만 오늘만 오늘만

그냥 가
그냥 가
그냥 가




- 인용표시 된 노래가사는 가수 휘성의 '설마'라는 곡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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