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상대성 이론
돌이켜 생각해보면 군대를 어떻게 버텼는지 신기하다.
짧게 다녀오는 오아시스 같은 휴가로는 자유의 목마름을 다 채울 수 없었음에도
하루 하루 달력에 빗금 쳐가며 결국은 끝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처럼 시간이 흘렀다면 군대를 두 번이나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을 떠나 있어 느끼는 것인지 아님 내 생활이 안정적이고 반복적이어서
느끼는 것인지 구분이 힘들지만 요즘은 하루를 살고 있는 것 같다.
예전엔 무엇인가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과 달리는 사람들 속
주저하는 내 모습을 보며 느끼는 자괴감이 나를 괴롭혔다.
요즘은 오늘의 일, 오늘의 운동, 오늘의 저녁 식사,
하루를 마무리하는 샤워 이렇게 매 순간 살고 있는 것 같다.
무엇에 쫓기거나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걷는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시간은 언제나 같은 속도로 나와 걷고 있다. 절대 빠르거나 느리게 간 적이 없다.
다만 내 마음의 조바심 혹은 욕심에 시간이 빠르거나 느리게 느껴졌을 뿐이다.
훗날 40의 나용민이 젊음의 시간을 바라봤을 때,
흐뭇한 웃음을 지을 수 있는 내가 되기위해 앞으로도 '지금'을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