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여행자로서 행복하다
아침 글 쓰는 시간에 언젠가 하게 될 워킹홀리데이에 관한 강연 ppt를 준비했다. ppt 글꼴을 고르는데 만 30분, 배경을 고르는데 30분이 걸릴 정도로 나는 집중했다. 그렇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은 시간을 초월하는 일이다. 시간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즐길 수 있게 된다. 그 몰입의 순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나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시간에 나는 비로소 내가 된다.
이 열정이 어디까지 지속될까를 걱정하기보다 나에게 얼마나 깊은 잠재력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더 흥미진진하다. 나는 내 안에 많은 나를 찾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싶다. 목적지에 도달해야만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여행자가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여행이 즐거운가? 여행자는 여행을 준비할 때, 여행하는 길 위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한 것 아닐까?
무엇인가 이루려 하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성취하고픈 마음이 있다. 허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적지로 가는 길 위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길 위에 서면 그 자체로 행복과 축복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불안하고, 두렵다.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아지랑이처럼 마음속에서 피어오른다. 그럴 때마다 나는 눈을 더 크게 뜨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 역설적으로 묵묵히, 꾸준히 보이지 않는 길로 걷는 것만이 나를 안심시킨다.
여행자는 집에 있거나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보다 여행을 준비하고, 여행을 할 때에 가장 아름답고,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왜냐하면 인생은 길어 보이는 짧은 여행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