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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작가 Oct 08. 2015

#3 일단 대학부터 갈까?(1/2)

너 자신을 알라

최초의 잘못된 선택은 대학이다. 충분한 생각 없이 무작정 입학한 대학은 나에게 술을 통한 찰나의 기쁨과 여러 친구들을 선물해주었지만 그로 인해 내 인생을 낭비하기도 했다.


우리의 부모님 세대에게 대학이란 출세의 밑바탕이자 자신들의 염원이다. 대학을 나온 우리 또래의 부모님들은 대학을 발판으로 성공하셨으며, 대학을 나오지 않은 부모님들은 대학을 나오지 않은 설움을 내 자식에게는 대물림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에 자식들에게 대학을 강권한 것이다.


그렇게 대부분의 부모들의 선택이  한쪽으로 쏠리니 작은 나라에 대학교가 340개가 되며 매년 대졸자는 55만 명씩 쏟아지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마치 누 떼가 이동할 때의 각각의 누가 자신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앞의 누를 따라 가는 것과 같다. 맨 앞에 있는 누가 낭떠러지로 떨어지는지도 모르고 먼저 가는 누를 따라가다 자기도 떨어지는 것이다.


일단 대학부터 가라는 이야기는 그래서 위험한 것이다. 그렇다고 대학을 가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나는 충분한 고민과 진로 선택 전의 학업을 위한 진학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의 지능이 학교 공부에서 필요한 지능과 동떨어져 있지만 열심히 한 결과 좋은 성적을 얻고, 좋은 대학에 입학했다면  박수받을 일이다. 하지만 대학교 입학 이후 밀려오는 허탈함과 허무함은 온전히 자신의 몫인 것이다. 부모님들의 자랑거리가 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낭비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어릴 때부터 자신과 만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해야 한다. 적성 검사라든지 성격 검사를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그리고 어떤 것을 할 때 기쁘고, 어떤 일을 할 때 잘하는지 조금씩 알아가는 것이다. 나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데 글쓰기와는 동떨어진 삶을 살아왔다. 대학교에 들어와 내 개인 sns에 올리는 글들이 전부였으나 군 복무 시절 독후감에서도 수상을 해보았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독후감 대회에 나가 수상하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주목받는 실력의 글쓰기는 아니었지만 나는 스무 살 중반이 돼서야 나의 능력에 대해 더욱 잘 알고 활용하게 되었다.


마치 대학을 가지 못하면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하는 몇몇 부모들은 자신의 자식을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대학교를 입학하지 못했다고,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아름다운 생을 스스로 끝내게 만드는 것인가?


우리는 깊게 고민할 시기가 왔다. 삶의 이유와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말이다. 한국에서의 명문대학교에 입학한다는 것은 대학에 입학해 수학 한다는 것이 아니라 좋은 대학의 간판을 얻게 되는 것, 즉, 이미지를 갖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런 명문대를 나왔으니 사회적으로 일정 이상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자부심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지에 목매는 사람들에게는 명문대라는 이미지 간판을 떼는 순간 속 빈 강정이 되고 만다. 이것이 이미지의 허상이며 실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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