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족으로 시작한 글이었지만, 늘지 않는 조회수와 추가되지 않는 구독자에 점점 초조함을 느낀다. 처음에는 그저 내 글의 주제가 대중적이지 않을 뿐, 글 자체 퀄리티가 그렇게 떨어진다 생각하진 않았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주제 거나 그보다 더 어려운 주제에도 많은 사람들의 하트와 구독을 가진 다른 작가분들을 보며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필력의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은 것 같은데 말이지.
내 글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도 없는 상황에 건방지게 생각한다. 사실 글을 잘 쓰려는 노력은 진실된 고민으로 퉁쳤다. 잠깐 엿들은 대학 글쓰기 수업과 얼핏 경험해본 자소서 첨삭을 바탕으로 나름대로 글에 대한 생각을 전개해나간다. 문단, 문장 같은 글의 요소에서부터 두괄식, 미괄식 같은 글의 형식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분석한다던가, 잘 쓰인 글은 왜 잘 쓰였다 평가받으며 어떤 방식을 거쳤기에 명글이 될 수 있었는지 상상해본다. 결국은 글은 메시지다 혼잣말하며 한 발짝 걸으면, 적절한 테크닉 없이는 아무리 좋은 메시지도 뻔한 이야기가 된다는 생각이 다음 발자국을 따른다.
사실은 어떤 방향이 옳은지 머리는 알고 있는 상태.
거창하게 말했지만, 사실 실제로 분석되는 글은 몇 없다. 그마저도 내가 쓴 글인 경우가 많기에 허울뿐인 노력이다. 잘하기 위해서는 남의 글을 더 많이 읽어야 하며 열정과 시간을 더 쏟아야 함을 머리로는 알지만, 실천하진 않는다. 몇 번의 퇴고 과정만 거쳐도 훨씬 부드러운 글이 된다는 것 역시 알지만 굳이 애써 그러고 싶지 않다. 그건 내가 헛똑똑이라서 그런 걸까.
외적인 부분에서도 개선점이 분명 있음을 인지한다. 위에서 언급한 다른 작가분들은 딱 봐도 글에서 정성이 뚝뚝 흘러넘쳤다. 사진도 사진이며, 굵은 글씨, 색깔 등 다양하게 활용하여 가독성을 높였다. 매거진을 읽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만큼,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의 명성과 사람들의 관심은 물론, 알록달록한 그들의 글이 이뻐 보였지만, 화장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나의 글을 알아봐 줬으면 하는 쓸데없는 자존심에 애꿎은 글만 만지작 거린다.
구차하겠지만, 남들도 다 그러겠지만, 나는 단어 하나하나에 온 정성을 쏟는다. 나중에 바꿔야지라는 생각으로 대강 틀만 잡아놓는 것이 아닌, 한번 쓰곤 바꾸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수없이 모양을 다잡는다. 그러다 보니 다 쓰고 나면, 글을 다시 쳐다보기도 싫다. 정교하게 설계해놓은 글을 부분 부분 만지다 보면 어딘가 흠이 생길까 염려도 되고, 너무 마음을 쓴 나머지 한동안은 보기만 해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걸 알지만, 힘이 빠진 집중력이 손 놓아버리기 일쑤다. 내가 뭐..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면 이미 게임 오버다. "어디까지나 마음이 닿는 곳까지만 쓰자."는 적당한 명언(?)과 함께 내 마음만 덕지덕지 붙은 글을 내놓는다.
내 눈에는 이쁘기만 한 글이 별로 환대를 못 받으니, 미안하기도 하고, 조금 열 받기도 하고 그런다. 정형화된 주제나, 정해진 요일에 꾸준히 글을 올려야 하나 하는 방법론도 고민해보고, 고집을 꺾어 퇴고와 형식을 갖춘 '일'같은 글과 충분한 삽화와 꾸밈이 있는 '잡지'같은 글을 써야 하나 갈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