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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채영 Jul 07. 2019

마음이 가는 길을 응원하는 여행기

워킹홀리데이 그 후 1년, 다시 돌아온 유럽

항상 여행에 테마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은 딱히 뚜렷한 목적이 없었다. 친구가 그럼 도피네?라고 했을 때 고개를 끄덕였다. 도피일 수도. 쉼표일 수도.

오늘부터 여행 중에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편지를 쓰기로 했다. 편지를 쓰고 나니 이번 여행은 내 마음이 가는 길을 응원하는 여행이라는 목적이 생겼다. 글쓰기는 좋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 그리고 오늘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글을 쓸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 , 나의 30대를 꿈꿀 수 있음에 감사했다. 무척이나.

중략된 편지 내용을 함께 첨부해본다.



ㅇㅇ에게


(중략)


저는 지금 우리의 아일랜드 더블린입니다. 사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했어요. 오늘이 여행 시작한 지 딱 2주째 되는 날이거든요. 그 2주 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밖을 다녔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요. 아무래도 유럽에 있는 하루하루가 소중하고 아까워서 그랬던 거 같은데, 쉼이 있어야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오늘 하루는 침대에 뒹굴뒹굴 쉬었답니다. 덕분에 ㅇㅇ한 테 편지도 쓸 기회도 생기고 아무래도 쉰다는 것은 참 좋은 거 같아요. 삶의 쉼표를 내가 찍는다는 것.



사실 아일랜드에 다시 올 수 있을까? 상상했을 때, 결코 지금은 아니었던 거 같은데 저는 지금 아일랜드고. 함부로 단언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으면서. 다시 오니, 더블린 오는 공항에서 이렇게 올 수 있는 곳을 뭘 그렇게 그리워했나 싶었고요. 막상 오니 변한 건 없고 그리워한 건 그때의 나와 우리더라고요. 친구들 없으니 많이 심심해요. 그래도 한동안 바빠서 말을 많이 걸지 못했던 나와 대화를 많이 했어요.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했냐면요.



30대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저는 막연하게 꿈꾸는 모습은 무척이나 지적인 여성의 모습이에요. 테가 없는 안경을 쓰고 있을 테고요. 그때는 피어싱도 없고, 지금과는 무척 다른 모습이지 않을까 상상해봤어요. 왜 그런 모습을 떠올렸는지 이유는 모르겠지만요. ㅇㅇ이 꿈꾸는 30대의 모습은 무엇인가요? 궁금해요.

(중략)



19년 7월 6일 토요일 밤 10시 6분

아일랜드 더블린 7 스토니 베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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