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그림에 낚인 건지도요
당근마켓으로 알아보니 새 상품인데 싸게 판다기에 집 근처라 바로 연락하고 샀습니다. 비싸게 사서 왜 싸게 파는 걸까 의아했는데 만나보니 회사에서 선물로 받았는데 집에 있어서 팔게 되었다 하셨고 받아보니 포장지도 뜯지 않은 새 상품이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는 신이 났고 저는 뒤늦은 후회가 살짝 있었지만 이미 벌어진 일 돌이킬 수 없었습니다.
닌텐도는 제 덕분에 집에 오게 되었습니다. 게임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인데 왜 게임기를 사라 했냐 하면 그놈의 광고 때문입니다.
아이가 크면서 친구들처럼 게임하고 싶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게임은 나쁜 거니까 하면 안된다는 말이 아직은 먹힐지 모르겠지만 곧 있으면 먹힐 리 없다는 걸 알았고 그렇게 생각을 하다 보니 과연 게임은 나쁜 건가 나쁘다면 왜 나쁜 건가 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게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고 아이가 게임에 시간을 다 써버릴까 봐 걱정하는 것이니 컨트롤하는 법을 알려주면 된다라는 결론을 냈고 주말에는 아빠와 함께 컴퓨터 게임을 해도 좋다는 저희 집만의 룰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경악했던 것이 바로 게임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보아야 하는 광고였습니다. 차라리 상품 홍보를 위한 광고였으면 닌텐도를 구입하지 않았을 텐데 보여주고 싶지 않은 광고들이 제법 자주 나오더라고요.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아직 아이가 뭔지 모른다 해도 이런 광고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냈고 즉시 남편에게 게임기를 사라는 제안을 했죠.
남편과 아이는 그때부터 산책하는 강아지 마냥 좋아서 알아보고 고민하더니 닌텐도를 구입하였습니다. 잘한 선택인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게임을 피할 수 없다면 조금은 더 건전한 방식으로 접하게 해주고 싶었던 엄마의 마음입니다.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인기 절정일 때 아니 무슨 게임을 전 국민이 다 하는 건가 싶었는데 많이 늦었지만 저도 그렇게 되었네요.
사람일 한 치 앞을 모른다더니 더욱 겸손해져야겠습니다.
끝으로 광고주님들 아이들도 할 수 있는 게임에는 차마 글에 쓸 수도 없는 그런 광고들 좀 넣지 말아 주세요. 그게 뭐예요 정말. 얘네 키우느라 부모들이 얼마나 지극정성인데 도움은 못줄망정 이렇게 화나게 해서 큰돈 쓰게 하지는 말라고요. 그대들도 부모가 될 거 아닙니까. 삐처리를 할 수도 없는 글이니까 이쯤 해두겠습니다만 정말 그르지 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