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만 듣고 싶어요.
다시 봐도 말도 안되는 일이었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이가 1학년일때 전천당이 인기였습니다. 작년까지 엄마가 옆에 끼고 앉아 그림책 읽어주면 그 사랑만 받아먹던 아이들이 초등부심이 생겼는지 깨알같은 글씨책을 읽겠다는데 짐작하시겠지만 될리가 없습니다.
전천당 책이 가방에 들어있는것에 부심을 가졌을뿐 읽지는 않고 계속 읽어달라고 들이미는데 크게 의가 상할것 같아 오디오북이 없는지를 처음으로 알아보았네요.
있더라구요. 윌라.
휴우. 다행이다. 게다가 윌라의 장점은 성우가 읽어준다는 것이죠.
엄마의 사랑을 듬뿍 담아 읽는다 한들 성우를 이길수는 없으니까요.
그렇게 시작된 윌라의 전천당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니 3년차입니다.
네, 고마워요. 안그랬으면 언제까지 읽어주냐 지겨워 죽겠다 너는 왜 안 읽냐 저놈의 학습만화 아주 다 갖다 버려야 정신차릴거냐 읽지도 못하면서 책은 왜 사냐 등등 얼마나 차갑고 모진 말들이 오갔겠어요.
윌라 덕에 들으면서 눈으로는 책을 보니 어화 둥둥 내 강아지 할때가 제법 있습니다.
그런데요, 왜 고맙지 않냐하면요 저 전천당 외울거 같아요. 저도 듣고 싶은 오디오 북 많이 있거든요. 잘때도 자는 동안 내 뇌안에 뭔가가 남으면 좋을테니까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이라든지 부의 추월차선 같은거 틀어 놓고 자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그 놈의 전천당이 아무것도 못하게 합니다.
듣다 듣다 혹시 전천당이 어딘가에 있는건 아닐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이제 그만 할 수 없을까요.
더 듣다가는 전천당을 원망할거 같아요.
다른걸 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제안은 수도 없이 했는데요. 안된대요.
히로시마 레이코님 저 좀 살려주세요. 혹시나 괜찮으시다면 한 몇년쯤은 연재를 쉬시면 안될까요.
(쉬시더라도 전천당 외에도 다수의 책이 있어 그거 다 듣다보면 애 대학갈거 같아요.)
작가님 덕에 제가 (제 2의 전천당은 무리고) 제200쯤의 전천당을 내게 된다면 이 모든 공을 작가님께 돌릴게요. 혹여나 그렇게 된다면 인세도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제발 멈춰 주세요.
아니면 저 동전 많은데 혹시 꼭 필요한 과자 하나 살수는 없을까요.
키보드에 손만대면 재밌는 글이 술술 나오는 술술 캬라멜 뭐 이런거 있으면 사고 싶네요.
필명이라도 술술로 바꿔야 되나요.
아니면 이야기 중간에 이런 얘기 좀 해주실수 없을까요.
어린이 여러분. 학습만화는 99.9%가 만화이고 0.1%가 학습입니다.
그것은 책이지만 책이 아니지요.
그것만 주구장창 읽다가는 현실을 만화로 착각하게 될지도 몰라요.
이제 글밥책을 읽어야 해요.
엄마아빠가 잔소리 하지 않게 정신차리고 글밥을 읽으세요.
놀때만 집중해서는 글쎄요,,, 라고요.
(더 과격한 어휘와 문장은 속으로 삼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