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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낭만 Jul 22. 2020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소소한 핑계

오늘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수요일

타자기는 왜 망가졌는지 모르겠지만 작동을 하지 않는다

글을 쓰지 않을 최소한의 핑계가 생겼다

그래서 버티고 버티다가 늦은 저녁 자판을 두들겨 본다

오랜만에 어제오늘 철저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어제는 1년 만에 정기검진 비슷하게 목에 있는 갑상선을 검사하러 다녀왔고 결과는 혹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기분 좋은 결과를 보았다  

그래 봤자 2mm지만 좋다 좋다 좋다


한동안 무기력한 이 상태가 혹 때문인 거 같아 담당 교수님께 물어봤다

교수님 제가 무기력하고 힘이 없는데 이 혹과 연관이 있는 거죠?

돌아오는 답은 그랬다

‘아니 아니 전혀 상관없어요 물혹일 뿐이에요 이건’

기분 탓인가요?

돌아오는 답은 ‘예쓰 예쓰 예쓰’

그때부터 갑자기 몸에 에너지가 돌기 시작한다

그 좋아하는 카페도 보이고 마라탕 집도 보인다

갑자기 원효대사님의 해골물 이야기가 떠오른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 달렸다!

의사 선생님 말은 듣지도 않으면서 상관없단 그 한마디가 나를 다시 깨운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신나게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을 즐겼다

제일 처음 한 일은 좋아하는 꽃들이 가득한 고 터에 가서 꽃을 사고 아무도 안 만나고 싶던 마음이 사라졌고 전 회사 근처에 볼일 있어 가는 김에 

학교 선배이자 회사 동료였던 새댁에게 줄 선물도 골라 담았다  

누군가를 위해 오랜만에 선물을 준비한다는 게 참으로 기뻤다

남편과 싸웠다는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다

그렇게 만남을 마치고 가보고 싶던 장소에 가보았다

코로나 여파도 있었지만 내 심경의 변화도 있어 그런지 내가 살고 있는 이 서울이 또 다르게 다가온다

요즘 힙하다는 문구 스토어 북스토어 도장 깨기를 하고 양손 가득 (나를 위해) 딸아이를 위해 산 선물들이 나를 더욱더 기분 좋게 만든다

이렇게 다른 생산자들의 작품을 구매하고 감상하면서 나는 또 다른 꿈을 꿔본다

굿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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