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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르쯔 Jan 27. 2021

심리검사보다 정확한 진로 찾기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부터 꿈이 있었다. 선생님, 만화가, 배우, 작가, 의사 등..


 청소년 상담을 하다 보면 성인에 비해 상담의 난이도가 높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인의 호소문제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그렇다. 청소년 상담이 어려운 이유는 청소년들이 주로 지니고 있는 충동성이나 인지적인 혼란, 자기 중심성 등이 있지만, 무엇보다 복합적으로 상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청소년의 호소 문제는 특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업, 진로, 관계 3가지 범주 안에 들어간다. 특히 학업과 진로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가 많은데, 한 개인의 진로를 상담해준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일부 상담사분들은 기계적인 진로검사나 흥미 위주로 선택한 청소년의 직업을 듣고 '성공적인 진로 상담을 했다' 고 이야기한다.


 대부분 이런 식으로 얻어낸 청소년의 진로탐색은 쉽게 바뀌거나 무너진다.


진로는 '명사'가 아니라 '동사'로 이야기해야 한다



 앞에서 이야기했던 선생님, 만화가, 배우, 작가, 의사 등의 공통점은 '명사'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사로 진로를 이야기한다는 것은 무슨 말일까?


 예를 들어, 선생님이라는 직업을 동사로 이야기해보자.


1)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2) 학생들을 돕거나 가르치는 것

3) 학생들을 관리하는 것


 만화가는


1) 그림을 그리는 것

2) 내  그림을 통해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것


 작가는


1) 글을 쓰는 것

2) 소설을 쓰는 것

3) 시나리오를 쓰는 것

4) 글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

5) 나의 생각이나 마음을 글로 표현하는 것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게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우리는 이제까지 대부분 진로를 정할 때 명사로 생각하는 것에 익숙했다. 가령 작가가 돼야지. 의사가 돼야지. 배우가 돼야지. 이렇게 명사로 직업을 이야기하며 특정 직업에 우리를 끼워 맞추려고 한다. 물론 그 직업과 자신의 강점, 자원 등이 일치하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대부분 우리는 내가 정했던 직업과 타협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명사로 이야기할때는 '만화가' 하나였지만 동사인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바꾸면, 풍경 화가, 웹툰 작가, 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디자이너 등.. 직업의 폭이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실제 내 이야기를 예시로 든다면,


'글을 쓰는 것'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  '남을 돕는 것'  '창의적인 것'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것'


나는 이렇게 주요한 5가지 정도의 욕구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글을 쓰고 싶어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했고 소설가의 꿈을 꿨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경험하고 포기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에 있어서는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내 학업성적으로는 교사가 될 수 없었다. 무엇보다 가르치는 일은 좋았지만 선생님의 업무는 나에게 따분할 것 같았다.


 창의적인 것은 게임 기획자가 되고 싶었다. 실제로 게임 기획자를 준비했지만 상담을 알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포기하게 되었다. 이렇게 직업들에 나를 끼워 맞추다 보니 포기해야 할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주변의 어른들은 '너는 너무 욕심이 많아. 직업은 하나에만 집중해야지'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하지만 나는 스승님과의 상담을 통해서 직업을 동사로 말하는 연습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내가 잊고 있던 욕구들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누군가를 가르치고, 남을 도우며, 사람의 마음을 연구하는 '상담사' 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상담사로서 기반을 잡은 후에는 '창의적인' 강의 혹은 상담, 국가사업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지금은 사람들의 마음에 도움이 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인생의 수습생 시절 남기고 떠났던, 어린시절의 잠재력을 찾으러 가자



 이렇게 우리는 직업의 이름 '명사'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않고 '동사'로 먼저 이야기 한 뒤에 내게 적합한 직업을 찾는 편이 더 쉽고 내 욕구와 일치하는 진로를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청소년들과 상담할 때 이런 접근은 그 어떤 진로검사보다 더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학생 스스로가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바로 이 과정을 거칠때, 우리는 구체적인 무언가가 됐으면서도 온갖 잠재력을 동시에 가진 한 사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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