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야, 계좌 까!"
술자리에서 친구들끼리 주식 얘기를 하다가 생긴 유행어다. 오랜만에 모여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던 중, 반가운 소리를 들었다. 친구들이 주식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친구들의 주식 시작이 반가운 이유는, 나 혼자 10년 동안 외롭게 주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주식을 처음 시작한 10년 전만 해도 주식에 대한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너도 나도 예금과 적금을 해야 한다고 주장할 때였고 주식하는 사람들을 도박하는 사람들 정도로 치부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도 주식을 도박처럼 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하고 10년 전에는 더 했다.
내가 처음 주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친구의 한마디 때문이었다. 당시에 100만 원 정도와 고정적인 수입이 생긴 나는 처음으로 적금이라는 걸 넣어보기로 했다. 적금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라서 단톡 방에 친구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친구 한 명이 주식을 하지 왜 적금을 드냐고 했다.
"주식하면 패가망신하는 거 아니야?"
그 친구는 무슨 소리냐며 주식을 제대로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자기는 이미 2년 전부터 꾸준히 해서 수익을 올리고 있다 했다. 지금도 그렇지만 과거의 나는 궁금하면 직접 알아봐야 하는 성격이었다. 무작정 주식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다. 20권 정도 읽고 나니 감이 잡혔다.
"이거 적금보다 나은데?"
결과적으로 처음 주식을 시작한 100만 원이 4년 만에 기적처럼 1400만 원이 되었고 중고차를 사서 지금도 잘 타고 다닌다. 돌이켜보면 말도 안 되는 행운들 덕분이었다. 어떤 투자 방법이 옳다고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실제로 주변을 보면 어떤 사람은 단타로도 돈을 벌고 어떤 사람은 가치투자로도 돈을 잃는다.
최근 코로나 사태와 겹치면서 주식이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다. 처음에 설마설마했던 분위기가 이제는 너도나도 주식을 시작하고 있다. 어차피 남의 돈이니까 내가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술자리에서 7천만 원으로 단타매매를 하다가 5분 만에 사천만 원이 날아간 친구의 얼굴을 보면 없던 걱정도 생긴다. 우스갯소리로 날아간 그랜저 다시 조립 중이라며 여전히 주식을 하고 있는 친구를 보면 중독이란 무섭구나 싶다.
나는 주식을 재미로 한다. 이것저것 매매 방법을 경험하면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투자 방법은 회사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가치투자라는 걸 깨달았고 꾸준히 수익을 올린다. 진지하게 '내가 투자자라면 어떤 회사를 살까?' 라는 고민을 하고 매수하면 대부분 수익을 안겨준다.
어차피 이런 얘기 다 의미 없다. 주식은 항상 자기가 하는 방식이 답이다. 다른 사람 말은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술 한잔 하면서 열정 넘치고 허세가 잔뜩 묻은 주식 얘기를 한다. 늘 결론은 이거다.
"야야, 입 털지 말고 계좌 까! 계좌 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