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일은 나에게는 모든 것이 처음인지라 매일 매일 실수하고 배우고 개선하는 것의 연속이다.
가장 쉽게 생각했던 손님응대마저도 매번 손님을 보내고 나면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았다. 매번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는 게 내 목표였으나 손님이 없는 한가한 시간에 책을 읽거나 글쓰기에 집중하다 보면 문 열리는 것도 깜빡하고 멍한 표정으로 맞이하기도 했다. 정신없이 음료를 내드리다보면 아무말 없이 음료만 드리기도 했다. 그래서 어느 순간 부터 나만의 응대 매뉴얼을 만들기 시작했다. 들어오시는 손님에게는 '어서오세요' 로 인사를 시작하고, '무엇을 드릴까요'로 주문을 받고, 계산을 할때는 '영수증을 드릴까요'로 여쭤보고, 음료를 내드릴 때는 '맛있게 드세요+ (감사합니다),' 가실 때는' 좋은 하루 되세요.' 잊어먹지 않고 하기 위해 몇 번씩 혼자 연습하기도 했다. 수저놓는 가정부 배역을 맡았을 때 수저 놓는 것만 백번씩 했다는 윤여정씨처럼 그렇게 많이 한 것은 아니지만, 그 말들이 익숙해지도록 반복하지는 않았지만, 몇 번씩 반복했다. 그래서 지금은 그래도 기본적 응대가 쉬워졌다. 얼마 전부터는 어머니께서 배워오신 '개구리 뒷다리'로 가끔 미소 연습을 하기도 한다.
음료 매뉴얼은 갖추어져 있으나 때로는 매뉴얼대로 했는데도 원하는 결과가 안나오는 경우도 있고, 맛있게 해드린다고 매뉴얼을 조금 손 보았다가 또는 손님의 취향에 맞춰주다가 제대로 맛이 안나온 듯 해서 아쉬움이 남을 때가 많았다. 과일 주스의 경우 레시피대로 했는데, 주스가 거의 슬러시 정도의 농도가 된 경우가 자주 발생했다. 물이 얼음물이었던 것을 생각하지 못해서, 냉동과일의 종류에 따라 얼음의 갯수가 조절되어야 하는 것을 몰랐었기 때문이었다. 기본 매뉴얼은 상온의 물을 기준으로 했던 것이라 얼음물의 경우는 얼음갯수가 줄어야했던 것이었고, 냉동망고는 냉동딸기에 비해 과육이 얼음을 더 함유하고 있어서 얼음 양이 달라져야했던 것이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쳐서 지금은 이전보다는 안정적인 맛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오디주스나 여주주스의 경우는 맛있게 해드리려고 내용물을 너무 풍성하게 넣었다가 맛이 너무 강해진 경우가 많았다. 오디의 향이 너무 강해 드시기 힘들어하시는 분, 여주의 쓴맛이 강해 힘들어하신 분들이 있었다. 무엇이든 너무 지나치면 안되는데, 잘하려고 너무 욕심 부리다 그렇게 실수를 했었다.
카페 일을 하면서 시행착오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듬을 느낀다. 카페 일은 실수를 인지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개선된 결과가 바로 눈에 보이다 보니, 성취감을 자주 경험할 수 있는 게 좋다. 논문한편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티도 안나는 정신노동에서 오는 무력감이 카페일을 통해 쌓이는 성취감으로 인해 상쇄된다고 할까. 의외의 곳에서 실수로 인한 배움의 즐거움을 몸에 익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