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를 보고
셰익스피어의 사랑을 모티브로 재탄생한 영화와 연극 ‘셰익스피어 인 러브’
16세기 런던, 촉망받는 신예 작가 ‘셰익스피어’는 새로운 희극 ‘로미오와 에델, 해적의 딸’을 쓰고 있다. 하지만 원고의 진도는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다. 연극을 사랑하는 부자 상인의 딸 ‘비올라’는 남장을 하고 셰익스피어의 연극 오디션에 참여한다.
16세기 영국은 여성이 연극 무대에 오를 수 없는 시기였다. 셰익스피어는 ‘켄트’라는 이름으로 오디션에 도전한 비올라를 극단에 캐스팅한다. 셰익스피어는 연회장에서 우연히 비올라를 만나고 줄리엣을 만난 로미오 마냥 그들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비올라는 이미 귀족 위섹스와 정혼한 사이. 셰익스피어는 결국 비올라가 켄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마침내 ‘로미오와 줄리엣’을 쓰게 된다.
절절한 연애 경험자는 누구보다 섬세한 사랑의 감정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란 가정에서 연극은 탄생했다. 미혼남녀가 연애하고 싶은 달로 ‘4월’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유는 31%가 '뭐든 시작하기 좋은 달이기 때문'
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이어 '봄이라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24%, 옷차림이 가벼워 활동하기 좋아서 '20%, '연애 세포를 자극하는 노래가 많이 나와서'의 순이었다.
4월이 되면 회사에서 사내연애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 계절이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HR 이슈를 살펴본다.
사내연애의 이슈
90년대만 해도 사내연애를 불허하는 회사가 적지 않았다. 취업규칙에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불문율로 금지하곤 했었다. 하지만 강산이 세 번을 바뀐 현재 과거와 같이 사내연애를 규제하는 회사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시 말해 사내연애는 개인의 사생활이므로 원칙적으로 회사가 이를 통제할 수는 없다.
설사 연애 과정에서 부도덕한 품행이 발생되었다 하더라도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므로 사회적으로 비난받거나 위법한 경우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징계처분의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지만 사업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회사의 명예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면 그에 따른 징계는 가능하다. (대법원 1994. 12. 13. 선고 93누23275 판결 참고)
예컨대, 사내에서 연애를 했으나 헤어진 뒤 업무협조가 안되는 경우, 채용담당자가 인턴과 사내연애를 한 후 부당하게 영향을 끼친 경우 등에 대해 법원은 회사의 징계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그 밖의 관련 판례는 다음과 같다.
항공사 팀장이 해외비행 후 근무의 연장이라 할 수 있는 현지 호텔체류 중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거나 적어도 그렇게 인식되도록 보이는 행동을 한 것은 풍기문란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된다.
(서울고등법원 2012. 1. 19. 선고 2011누31842 판결)
기혼임에도 미혼의 여직원에게 교제를 요구하여 부적절한 관계를 지속하고, 관계의 청산을 요구하는 여직원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행위를 이유로 한 해고는 정당하다.
(서울행정법원 2006. 2. 10. 선고 2005구합10576 판결)
상사와의 사내연애 금지규칙 찬성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상사와의 사내연애를 금지하는 규칙 제정에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사내연애 금지에 대한 높은 찬성률은 상사로부터 원치 않는 구애를 받았을 경우, 상사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거절하기 어렵거나 거절하면 불이익을 입는 등 2차 피해를 입을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되었다.
직장갑질119 강은희 변호사는 “감독‧평가 권한을 가진 상사와 후임간의 연애를 금지하거나, 이를 보고할 의무를 상사에 부여하는 결정은, 후임과 달리 상사에게는 우월적 지위와 함께, 우월적 지위로 인하여 후임은 상사의 구애가 싫더라도 이를 쉽사리 거절할 수 없으며, 후임과 상사 간의 관계는 상사에게 후임에 대한 평가‧감독 권한이 부여되어 있는 이상 본질적으로 평등할 수 없음을 인지한 상태로 업무를 수행할 책임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미국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연애를 직접 통제하고 있다. 실제로 2019년에 맥도날드에서는 부하직원과 사내연애 한 CEO가 해임된 사건이 있었다. 상사와 직원 간의 연애를 금지하는 사내규정을 위반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연애금지 대상을 하도급 업체로 확대하였고,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는 데이트 신청을 거절한 동료에게 다시 데이트를 신청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최근 미투 운동이 시작된 이후 직장 내 성희롱과 사내연애 통제가 더욱 엄격해 졌다.
이와 같은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연애 금지규정’을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관계는 ‘이해상충’ (Conflict of interest)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관계에서는 상사의 업무적 판단을 흐리게 하고 비밀을 누설할 수 있고, 다른 직원들에게 편파적인 인식을 줄 수 있다.
두근두근 사내연애
"이 세계는 모두 하나의 무대, 남녀를 불문하고 인간은 모두 배우에 지나지 않지"
(All the world's a stage, And all the men and women merely players.)
셰익스피어의 작품 ‘당신이 좋으실 대로’에 나오는 대사이다. 사내연애를 시작하는 이들은 은밀하게 거사를 진행한다. 하지만 무대 위 배우를 바라보는 관객처럼 동료들은 화사해진 옷차림, 상기된 표정, 그리고 한 사람을 유난히 의식하는 눈빛으로 사내연애의 장면을 포착하게 된다.
초빈이 부른 ‘사내연애’는 사내연애를 시작한 연인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오늘은 같이 출근할까요. 사거리까지만 나랑 손잡고 걸을래요. 혹시 또 누가 볼지 몰라요. 여기선 따로 가요. 들키면 곤란하니까요. 아무도 모르게 나만 알 수 있는 그대와 나만의 단어가 늘었죠. 머리를 넘기면 점심은 밖에서 눈썹을 만지면 오늘은 선약 있다 말해요.”
연애를 시작하는 사내커플들에게 응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