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일부 고객은 대뜸 화를 내거나 모든 상황을 다 안다는 듯이 말을 한다. (사실은 상황을 제대로 모르는 경우가 많다.) 다들 화가 나는 포인트가 다르고 역치도 다르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한가?라는 생각이 드는 상황이 있다.
물론 나의 업무이기 때문에 그 상황을 너그러이 보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최대한 고객에 빙의하여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에 불만족하셨는지,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여 만족시켜 드릴 수 있을지, 추후에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개선시켜야 할지 객관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정말 대뜸 처음부터 화를 내는 고객이 있는데 알고 보면 우리 회사의 문제가 아닌데 우리 회사가 중간에 껴 있기 때문에 항의를 한다.
예를 들어우리 회사 상품을 카드로 결제하여 구매하시고 환불을 한 고객이다. 카드로 결제하였기 때문에 결제가 취소/환불되기까지에는 카드사에 따라 영업 2~3일 기간 소요된다. 그러므로, 환불을 진행하게 되면 항상 위에 설명한 절차와 소요 시간을 환불 신청하였을 시점에 함께 안내를 드린다. 그럼에도 왜 바로 카드 취소가 안되는지 우리에게 항의를 하시는 경우가 더러 있다. 우리의 입장에서는 각 카드사의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는 이러한 디테일까지 알 수 없었으므로 카드사 정책에 따라 시간이 소요되고 자세한 내용은 카드사에 문의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안내를 재차 드리고 있다. 우리도 고객이 이해하실 수 있도록 점점 더 자세히 안내드리려고 노력하고 재발되지 않도록 피드백을 받게 되는 셈이니 재차 물어보시는 것은 사실 고객들에게 고마운 일이다.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왜 오래 걸려요?"라는 이 질문에 본인이 가진 모든 분노와 짜증을 담아 욕설과 하대하듯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이런 경우에는 나는 솔직히 어느 부분에서 화가 나고 짜증이 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환불 신청을 했는데 2~3일 걸린다니 속상할 수 있다. 그런데 그 부분이 우리에게 이 정도의 화를 내고 싶을 정도로 속상하셨나? 이런 부분으로 이 정도 분노를 표출한다면 일상생활에서는 항상 화를 내고 다니시는 건가?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고객인가? 이 예시는 간단하게 바로 생각나는 것을 적어보았으나 이보다 더 심한 분들도 많으시다.
짜증내고 화내면서 문의하는 고객에게 문제를 해결을 위한 답변을 제안하고 싶어도 듣지를 않으니 간단한 답변만 드리거나 형식적인 인사만 하게 된다. 물론, 아직 나의 상담 스킬이 뛰어나지는 않아서 이렇게만 대처를 하게 된다. 그래도 가끔 "문제를 해결하고 싶고 불만을 제기하고 싶어서 상담을 원하는 게 아니라 기분 좋지 않은 감정을 넣는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생각해서 전화한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도 사람인지라 평소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활기차게 생활하더라도 좋지 않은 상담을 하게 되면 정말 나락으로 빠져드는 기분이 들면서 그날 하루가 망가지고 사람 자체에 대한 불신과 안 좋은 감정이 생긴다.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지라고 되새겨 봐도 아직 정신적으로 버티기가 어려워서 이런 생각으로 타협하고 합리화한다.
사회에서는 상담원에 대한 인식 개선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있는 감정 쓰레기를 주시는 고객으로 인해서 상처를 받는다. 우리는 고객과 항상 소통을 하는 입장에서 고객의 대변인으로써 항상 고객에게 혜택을 하나라도 더 주기 위해서 회사에 싸우면서 건의한다. 우리가 고객의 편이라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면서 우리에게 나쁘지 않게만이라도 대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