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끄적루씨 Dec 26. 2021

내가 글쓰기를 하는 이유

[글,책_겨울] 첫번째 이야기


당신이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그 이야기가 책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 이야기를 쓰면 된다.
토니 모리슨


때는 2002년, 월드컵이 한창일 때였다.

대학교의 낭만을 가득 품고 대학교 캠퍼스에 입성했던 나는, 월드컵으로 한창 열기가 오른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월드컵에 관심이 쏠렸지만, 나는 다른 곳에 관심이 쏠렸다. 그건 바로 내 전공 선택에 대한 회의. 고등학교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과목은 생물이었다. 이 과목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순전히 선생님 때문이었다. 생물 선생님은 나의 생물에 대한 욕구를 불태우게 해주셨고, 생물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해주셨다. 당신 나는 생물이 너무 재미있어서 시험 기간 내내 생물만 붙잡고 있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선택한 전공은 생명공학. 마침 내가 동물을 좋아해서 관련 업계로 진출해도 좋겠다 싶었다. 하지만 모든 일이 내 마음과 같지 않았다.


전공에 흥미를 잃은 나는 학교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되었다.

그때 만난 작가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 무라카미 하루키. 공지영, 홍세화 등이었다. 전공에서 잃은 나의 열정을 책을 읽는 데 쏟아부었다. 그때부터였다. 책에 흥미를 붙인 건. 시간이 남을 때마다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서 읽곤 했다. 책에는 그동안 내가 모르던 세계가 가득했다. 나는 책의 세계에 빠졌고, 책에서 길을 찾았다. 결국, 전공을 바꾸지는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이중전공하여 공부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울 수 있었다.


대학교 때부터 시작된 나의 독서 생활은 나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었다.

책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갈수록 나의 이야기도 책으로 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 처음으로 작가의 꿈을 꾸게 된 것 같다. 막연히 나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지만, 그 방법을 몰랐다. 수십 년 동안 잠자고 있던 꿈은 올해 초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게 되면서 다시 살아났다. 매주 다른 주제로 글을 쓰고 그 글들을 모아서 퇴고 후 책을 내는 방식이었다. 책이 완성되어 종이책을 받아든 순간의 촉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 비로소 내가 작가가 되었구나"






유난히 무더웠던 올해 여름, 서평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자신을 '탐서주의자'라고 말하는 표정훈 작가님이 진행해주셨다. 강의는 총 5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매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 우리는 매일 줌에서 만났다. 강의는 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책을 잘 읽는 법, 글쓰기 노하우, 서평 쓰는 법 그리고 실제로 수강생들이 제출한 서평을 리뷰하는 시간순으로 진행됐다.


3번째 강의는 글쓰기 노하우를 주제로 한 강의였다.

강의를 시작하자마자 작가님이 공유해주신 화면에 쓰인 큰 문장이 나의 눈길을 끌었다.



작가란 지금, 오늘 밤, 지금, 이 순간 쓸 수 있을 때만 작가요.
『글쓰기에 관하여』 찰스 부코스키



대학교 때부터 차곡차곡 키워왔던 작가의 꿈.

사실은 난 블로그에 글을 쓸 때, 브런치에 글을 쓸 때 그리고 하다못해 일기를 쓸 때도 곧 작가였다. 그렇게 생각하자 나는 매 순간 꿈을 이루며 살았고,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며 작가로 살아가고 싶어졌다.


오늘도 나는 나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서 글을 쓴다.

오늘도 나는 작가로 살기 위해 글을 쓴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와 떨어지는 것이 두려운 당신에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