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도비코의 시선, '우산'

by 루도비코 Ludovi 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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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 준비를 합니다. 밖을 보니 비가 내립니다. 우산을 들고나갑니다. 우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우산을 씁니다. 건물 안에 있을 때는 비에 안전합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우산은 임시 피난처가 되어줍니다. 이 건물에서 다른 건물로 갈 때 우리를 비로부터 지켜줍니다. 완벽하게 지켜주지는 못합니다. 우산을 써도 신발이나 바지는 자주 젖습니다. 그래도 우리를 조금이라도 빗속에서 버틸 수 있게 해줍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적당하게, 일시적으로 지켜줍니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서양 사람들을 보면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습니다. 살아온 환경, 문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양손이 자유롭지 못하거나 귀찮다고 우산을 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는 같은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왜 우산을 쓸까요? 이는 다른 사람들의 눈치를 보는 문화적 차이에 있습니다.

우리는 남들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편이지만, 서양 문화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런 경향이 덜합니다. 외국에서 옷을 대충 입어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에 다시 옷을 신경 쓰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옷이 비에 젖어 이상해져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상하게 보이면 안 됩니다. 그래서 옷이 젖지 않게 우산을 꼭 씁니다.

눈치는 필요합니다. 외국에서 살 때 눈치를 보며 좋았던 경우들이 있습니다. 영어를 이해 못 하면, 눈치를 보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다른 동료가 지금 무엇이 필요한지 눈치로 파악해 먼저 도와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런 눈치가 나를 강하게 옥죄어 옵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압박감을 줍니다. 특히 남들과 다르거나 특이할 때 더욱 강합니다.

남을 항상 판단할 필요는 없습니다.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해 주면 편안해집니다. 실수가 있고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우산을 쓰지 않아 머리나 옷이 젖고 이상해져도 괜찮습니다. 양말이 젖어 축축한 건 여전히 싫지만요.

여러분은 비에 젖는 것보다, 시선에 젖는 게 더 불편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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