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만화책을 자주 읽었습니다. 어두울 때도 책을 읽어서 그런지 눈이 일찍 나빠졌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안경을 썼습니다.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안경을 씁니다. 뿌옇게 흐려진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 안경을 씁니다.
안경을 쓰면 흐리던 세계를 깔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안경이 없으면 세상을 바라보려 하지 않습니다. 그저 안경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찾게 됩니다. 안경을 찾아 쓴 후에야 세상을 바라봅니다. 안경 렌즈 안 세계는 잘 보입니다. 안경 렌즈 크기 밖의 세계는 여전히 흐리고 알아볼 수 없습니다. 안경이라는 프레임이 씌워져서, 그 프레임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며 생활할 수 있습니다. 흐린 세계가 정말인지, 안경이란 프레임을 통해 보고 있는 세계가 정말인지 알 수 없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안경을 씁니다. 잠들기 직전이 되어야 비로소 안경을 벗습니다. 안경을 벗을 때는 더 이상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필요가 없을 때입니다. 뭔가를 봐야 할 때 안경을 씁니다. 프레임을 씁니다. 프레임 안의 세계만 보고, 프레임 밖 흐린 세계는 보지 않습니다. 신경 쓰지 않습니다.
최인철 님의 ‘프레임’이라는 책에, “애매함으로 가득 찬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프레임이다.” 라 적혀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프레임을 쓰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을까요?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
여러분은 여러분의 프레임 밖 무엇을 놓치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