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코's 단편소설
**이 이야기는 픽션입니다. 사진 속 장소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가벼운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한 남자가 우산을 쓴 채 어두운 골목을 걷고 있었다.
자신의 발자국 소리만 작게 들리는 조용한 날이었다.
그는 길을 걷다 우연히 옆을 돌아봤다.
길 한가운데 고양이 한 마리가 서있었다.
무언가 사냥할 준비를 하는 듯 움직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빗속에 가만히 서 있었다.
‘고양이는 물을 싫어해서 비 오는 날에는 잘 안 보이던데?’
그는 빗속의 고양이를 가만히 지켜봤다.
빗속의 고양이도 뭔가를 가만히 지켜봤다.
그는 고양이의 시선을 따라가 보았지만
그의 눈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고양이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무엇을 사냥하려고 하는 걸까?
고양이를 계속 지켜보다간 그도 빗속에서 굳어버릴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가던 길을 걸으려고 했다.
하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다시 움직이고 싶다는 생각조차 사라졌다.
그는 고양이처럼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녀는 카페 2층에서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연휴 기간이라 드디어 읽고 싶었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그녀는 책에 빠져 시간이 흘러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차의 경적소리에 책에서 빠져나왔다.
창가를 내다보니 자동차들의 빨간 불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그녀는 무슨 일인지 궁금해서 자동차들이 멈춰있는 앞쪽을 바라보았다.
거기에는 차들과 사람들이 엉켜있었다.
그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 뭔가를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녀가 있는 자리에선 그 사람들이 바라보고 있는 게 무엇인지 보이지 않았다.
멈춰있는 사람들과 차들 때문에 뒤의 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화내고 있었다.
그녀는 차들을 보다 문득 밖이 벌써 어두워진 걸 알아차렸다.
그녀는 폰에 떠있는 시간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카페에서 나왔다.
그녀가 집에 가려면 차들과 사람들이 엉켜있는 골목을 지나가야 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 생긴 건지 궁금해하며 골목으로 걸어갔다.
자동차 경적소리와 사람들의 불만 섞인 목소리들을 뚫고 지나갔다.
차들과 사람들이 엉켜있는 곳에 가까이 갈수록 소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근처에 와보니 아까 카페에서 봤던 것보다 사람이 더 많아진 듯 보였다.
그들 모두 비 오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뭔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도 그 골목이 보이는 위치로 걸어갔다.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을 헤쳐 나가며 그 사람들이 응시하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사람들이 많아 보기 힘들었지만 그녀는 사람들 틈 사이로 우연히 보았다.
거기에는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고양이가 있었다.
그것이 그녀의 마지막 기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