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고 괴롭던 여름이 지나가는 것이 느껴집니다. 선선해진 바람을 느끼며 걷는데 갑자기 코를 찌르는 냄새가 납니다. 살펴보니 은행 열매가 지뢰처럼 거리에 떨어져 있습니다. 실수로 밟아서 신발에 묻으면 그 고약한 냄새가 집안에까지 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행 열매를 밟지 않게 조심해야 합니다. 더위를 힘들어하며 가을만 기다리던 저에게 은행 열매가 함정처럼 다가왔습니다.
은행 열매는 고약한 냄새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싫어합니다. 저도 길거리에 떨어져 있는 은행 열매를 보면 불쾌한 감정을 느낍니다. 하지만 냄새가 고약한 은행 열매를 잘 다듬으면 좋은 식재료가 됩니다. 열매가 상해서 나는 냄새가 아니라 원래 가지고 있는 냄새가 고약하다 보니 먹으면 안 되는 열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 열매는 예로부터 약용으로도 써 왔듯이, 몸에 좋은 식재료 중 하나입니다. 은행나무는 이 좋은 열매를 지키기 위해 냄새로 해충과 동물을 기피하게 만들었습니다. 겉은 안 좋아 보이지만 속은 좋고 가치 있는 열매입니다.
사람들은 종종 외모로 먼저 판단하곤 합니다. 외모가 좋지 않다면 좋지 않은 사람으로 생각합니다. 게다가 사람들의 첫인상을 바꾸기는 힘들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겉모습으로만 사람들을 판단한다면 멋진 내면을 가진 사람을 만날 기회도 가질 수 없습니다. 물론 인간 사회에서 외모는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이 외모가 좋지 않아도 한 번 더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다면, 은행 열매처럼 겉은 좋지 않아도 내면이 빛나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