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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게임, 어떻게 만드는가

by 박루디

게임은 하루아침에 생겨나지 않는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해서 바로 게임이 되는 것도 아니다. 아이디어를 갈고닦고, 현실적으로 구현 가능한지 검토하고,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테스트하고, 수없이 부수고 다시 쌓아 올려야 비로소 하나의 게임이 완성된다.

이 과정에서 많은 게임이 빛을 보지 못한 채 사라지며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변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수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게임의 탄생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시작, 불편함을 찾아내고 재미를 상상하다


모든 게임은 질문으로부터 태어난다. "이런 게임이 있으면 어떨까?" 혹은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물음이 게임의 씨앗이 된다. 예를 들어 포켓몬 시리즈는 "곤충 채집의 즐거움을 게임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시작됐다.


그래서인지 시리즈마다 곤충을 채집하는 소년이 등장하곤 한다. ⓒ 닌텐도


좋은 게임을 만들려면 먼저 좋은 질문을 던질 줄 알아야 한다. 그 질문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될 수도 있고 기존 게임을 향한 불만에서 출발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유저가 새롭게 얻고 싶어 하는 재미와 이득 혹은 없어지길 바라는 불편을 포착하는 것이다.

다양한 시각을 가질수록 더 좋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 단순히 최신 게임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통적인 게임부터 색다른 놀이문화 심지어 다른 산업의 원리에서도 영감을 얻어야 한다. 때로는 건축학, 심리학, 경제학, 수학까지—게임을 만들기 위해선 끝없이 배우고 탐구해야 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혼자 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업계인의 가장 중요한 자질은 결국 '사람'에 대한 이해다. 유저, 동료 그리고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하고 존중할 줄 아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각도로 분석해 옥석을 가리다


아이디어는 넘쳐난다. 그러나 모든 아이디어가 게임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은 무수한 가능성 속에서 하나의 길을 찾아내야 한다. 이때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Business Model Canvas, 이하 'BMC')를 활용하면 참신함부터 시장성과 지속 가능성까지 검토할 수 있다.


BMC는 프로젝트의 핵심 요소를 한눈에 구조화하고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 알렉산더 오스터왈더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한 스텔라 블레이드(Stellar Blade, 2024)가 아이데이션 단계에 있다고 가정해 보자.


먼저 가치 제안(Value Proposition)을 정의해야 한다.

초기 기획 단계에서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이라는 콘셉트를 떠올렸다고 하자. 이 게임만의 강점은 무엇일까. 데빌 메이 크라이(Devil May Cry, 2001)나 니어: 오토마타(NieR: Automata, 2017) 등 기존의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과 비교했을 때 어떤 차별점을 가질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데빌 메이 크라이는 다양한 무기와 스킬을 통한 콤보 액션에 집중한 게임으로 이동과 공격이 모두 빠르고 역동적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초현실적인 악마가 등장하는 세계관, 멋진 캐릭터, 가벼운 농담이 어우러져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반면 스텔라 블레이드는 적을 읽고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며 플레이 템포가 상대적으로 느리고 묵직한 편이다. 사이언스 픽션 세계관에서 펼쳐지는 스토리는 진중하며 감성적이다.


니어: 오토마타 × 스텔라 블레이드 ⓒ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한편 니어: 오토마타는 경쾌하고 스타일리시한 액션과 탄막 슈팅 요소가 결합된 게임으로 2B, 9S라는 이름의 두 안드로이드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플러그인 칩 시스템을 활용해 능력치, 스킬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재미가 있다. 스토리는 디렉터 요코오 타로의 작품관을 반영하듯 형이상학적, 실존주의적이며 회차 플레이를 통해 전체적인 서사를 곱씹을 수 있다. 비주얼은 스토리에 걸맞게 아름다우면서도 차분한 느낌을 준다.

이와 달리 스텔라 블레이드는 적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전통적인 액션을 강조하며 성장 방식에 따라 핵 앤 슬래시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다. 화려하고 세련된 주인공 이브가 이끄는 이야기는 비교적 명쾌하고 직선적이다.


ℹ️ 회차 플레이

게임의 특정 레벨(스테이지)을 클리어하거나 엔딩을 감상한 이후 다시 플레이했을 때 기존과 다른 콘텐츠, 시스템, 스토리 등이 잠금 해제되어 새로운 요소를 즐기기 위해 반복 플레이하는 것.


ℹ️ 핵 앤 슬래시

RPG에서 파생된 장르 중 하나. 문자 그대로 전략이나 서사보다 쏟아지는 적을 자르고 베며(Hack and Slash) 쓰러뜨리는 전투에 집중한다. 핵 앤 슬래시를 표방한 게임으로는 디아블로 시리즈와 패스 오브 엑자일(Path of Exile, 2013)이 대표적이다.


고객 세그먼트(Customer Segments)에서는 이 게임의 주 타깃을 설정해야 한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은 전통적으로 콘솔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고 스피디한 전투와 화려한 연출을 선호하는 하드코어 게이머를 타깃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액션과 감성적인 스토리텔링을 함께 강조한다면 스토리 중심의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층도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유사 장르 게임의 팬덤을 분석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 관계(Customer Relationships) 측면에서는 유저들과 어떻게 소통하며 기대감을 형성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총괄 디렉터 김형태는 대표적인 대한민국 1세대 게임 원화가 중 한 명으로 독보적인 아트 스타일을 자랑한다. 창세기전 시리즈, 블레이드 앤 소울(Blade & Soul, 2012), 데스티니 차일드(Destiny Child, 2016), 승리의 여신: 니케(GODDESS OF VICTORY:NIKKE, 2022) 등에서는 김형태 특유의 강렬한 색감과 조명 표현, 만화풍에 현실적인 디테일이 가미된 코스튬 및 캐릭터 디자인을 만나볼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참고했을 때, 스텔라 블레이드의 매력적인 캐릭터와 배경 등이 녹아든 콘셉트 아트를 사전에 선보인다면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핵심 자원(Key Resources)에서는 개발에 필요한 리소스를 분석한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에서는 뛰어난 비주얼과 타격감 있는 전투가 특히 중요하다. 따라서 모션 캡처, 카메라 워크, 연출 기법 등을 연구하여 구상한 내용을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감성적인 서사를 강조한다면 자체 음향 제작, 성우 캐스팅 가능 여부 등과 같은 사항도 고민해보아야 한다.


핵심 활동(Key Activities)은 주요 자원에 관한 검증 작업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간단한 전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실제 플레이 감각을 테스트하거나, 주요 캐릭터와 세계관을 소개하는 짧은 시네마틱 영상을 제작해 내부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핵심 파트너(Key Partnerships)에서는 퍼블리셔나 협력사를 고려한다.

인디 개발사라면 대형 퍼블리셔와의 협업을 검토해야 하며 외부 아트 리소스나 모션 캡처 스튜디오와의 파트너십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스텔라 블레이드의 경우 소니 인터렉티브 엔터테인먼트와 플레이스테이션 5 유통 계약을 체결하고 세컨드 파티 파트너로 합류한 바 있다.


ℹ️ 게임 퍼블리싱

개발사가 만든 게임을 제3자(퍼블리셔)가 유통하고 서비스하는 것. 영세 개발사는 퍼블리셔와 협력해 자금과 운영 노하우(마케팅, 유저 관리, 번역 및 현지화, 인프라 구축 등)를 확보하고 퍼블리셔는 개발 비용 없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ℹ️ 퍼스트, 세컨드, 서드 파티

퍼스트 파티는 콘솔 제조사가 직접 개발한 게임을 의미하며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과 같은 타이틀이 있다.
세컨드 파티는 독립된 개발사지만, 특정 콘솔 제조사와 독점 계약을 맺고 게임을 개발하는 경우로 닌텐도와 협력하는 일부 개발사가 이에 해당한다.
서드 파티는 특정 콘솔 제조사와 관계없이 여러 플랫폼으로 게임을 출시하는 개발사를 뜻하며 대표적으로 캡콤, 스퀘어에닉스 등이 있다.


채널(Distribution Channels)에서는 게임의 주요 유통 방식을 확인한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은 보통 콘솔 플랫폼에서 강세를 보이므로 이 게임이 멀티플랫폼으로 출시될 것인지, 아니면 특정 콘솔을 우선적으로 공략할지를 검토해야 한다.


수익 흐름(Revenue Streams)에서는 게임의 판매 방식을 결정한다.

콘솔 게임이라면 게임 자체를 판매할 것인지, 게임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되 그 안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부분 유료화 정책을 펼 것인지, 새로운 이야기나 콘텐츠가 포함된 DLC(Downloadable content)를 제공할 것인지 등을 정한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은 대개 게임을 유상 제공하면서 추가 코스튬 등을 판매하여 수익성을 높인다. 중요한 것은 타깃 유저가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용 구조(Cost Structure)에서는 개발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지 살펴본다.

스타일리시 액션 게임은 높은 퀄리티의 아트와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므로 초반 개발 비용이 상당할 수 있다. 따라서 보다 적은 비용이 들어가는 방향으로 선회하거나, 투자자나 퍼블리셔에게 피칭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이디어가 탈락한다. 다듬지 못한 기획은 개발 도중 한계를 드러내고 최악의 경우 막대한 손실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살아남는 아이디어는 단순한 영감이 아니다. 치열한 검증을 통과한 성공 가능성이다.



빠르게 만들고 가차 없이 부숴라


아무리 기발한 아이디어라도 실제로 구현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 게임 개발에서 프로토타입은 완성형이 아니라, 핵심 재미를 검증하는 최소한의 형태다. 반드시 '게임처럼' 보일 필요도 없다. 종이 위의 스케치나 기계적인 움직임만 구현한 빌드도 충분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게임이 의도한 재미를 제공하는지, 유저가 원하는 경험을 얻을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페이퍼 프로토타입은 제작, 수정 품이 적어 빠르고 반복적인 테스트에 용이하다. ⓒ AIE


프로토타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목적의 명확성이다. 프로토타입은 온전한 게임이 아니라 아이디어를 시험하는 실험이다. 방향성이 불분명하면 필요 이상으로 복잡해지거나 불필요한 요소가 더해질 위험이 크다. 이때 "이 프로토타입을 통해 무엇을 검증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한다.

검증의 핵심은 플레이 가능성이다. 게임은 직접 조작하며 경험하는 매체다. 기획서나 콘셉트 아트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요소들이 많다. 시스템이 예상대로 작동하는지, 유저가 의도한 선택을 하는지, 반복 플레이를 유도하는 매력이 있는지를 테스트해야 한다. 이를 위해 프로토타입에는 핵심적인 게임 시스템만 포함되고 불필요한 요소—세부적인 그래픽, 연출, 스토리—는 과감히 배제된다. 특히 비주얼이 너무 정교하면 유저가 게임성을 평가하기보다 겉모습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테스트 시에는 직접적이고 객관적인 피드백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순히 재미있다는 감상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느 지점에서 유저가 몰입했는지, 어디서 이탈했는지, 의도했던 재미가 전달되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감상뿐만 아니라 플레이 데이터도 함께 수집해야 한다. 플레이 타임, 이탈 포인트, 반복 플레이 여부 등을 통해 정량적인 평가를 더하면 보다 신빙성 있는 판단이 가능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프로토타입은 본질적으로 버리기 위한 것이다. 많은 아이디어가 폐기될수록 좋은 게임이 탄생할 확률은 높아진다. 실패한 시도를 곱씹으며 보완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렇게 살아남은 아이디어만이 알파 빌드로 발전한다.



다듬고 또 다듬다


알파 빌드는 게임의 골격이 드러나는 단계다. 여전히 손 보아야 할 부분이 많지만, 기획 의도와 게임의 방향성이 뚜렷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조정과 피드백 반영이 이루어지며 핵심적인 시스템과 재미 요소를 강화한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게임의 주요 기능을 완성한 것이 베타 빌드다. 이제는 실제 유저를 대상으로 한 검증이 필요하다. 단순한 내부 테스트를 넘어 유저의 손을 거치며 게임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것이다.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Closed Beta Test, 이하 'CBT')는 제한된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사전 모집된 인원이 게임을 플레이하면 개발사는 그 반응을 확인하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검증한다. 게임의 주요 시스템이 의도한 대로 작동하는지, 타깃 유저가 기대한 재미를 느끼는지, 서버와 네트워크 환경이 원활하게 유지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다. 내부 테스트만으로는 발견하기 어려운 버그나 취약점을 찾아내는 역할도 한다.

CBT의 가장 큰 장점은 통제된 환경에서 피드백을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저 반응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게임의 핵심 재미가 유효한지 확인할 기회가 된다. 다만 모집된 유저층이 특정 성향으로 편향될 가능성이 있고 한정된 규모로 인해 방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CBT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해서 정식 출시 후의 반응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오픈 베타 테스트(Open Beta Test, 이하 'OBT')는 보다 넓은 유저층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누구나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플레이할 수 있어 정식 서비스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된다. 대규모 유저를 대상으로 서버 부하를 테스트하고 게임 내 경제 시스템과 매칭 시스템 등 라이브 서비스 환경에서의 문제점을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다. 또한 출시 전 마지막 피드백을 반영할 기회이기도 하다.

OBT의 가장 큰 특징은 게임의 첫인상이 시장에 공개된다는 점이다. CBT와 달리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유저 반응이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즉 게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부정적인 평가가 퍼지며 정식 출시에도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다. 반대로 성공적인 OBT를 통해 출시 전부터 충성도 높은 유저층을 확보할 수도 있다.


베타 테스트는 유저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지는 자리이자, 게임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할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CBT에서는 핵심 게임성과 기술적 안정성을 점검하고 OBT에서는 대규모 유저를 대상으로 한 실전 운영을 테스트한다. 이 단계를 거치며 게임은 점점 다듬어지고 마침내 정식 출시를 향해 나아간다.



세상에 내놓을 준비를 하다


마침내 게임이 빛을 볼 시간이다. 하지만 출시 방식에 따라 게임의 초반 흐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회사는 정식 서비스를 바로 진행할 것인지, 아니면 먼저 제한된 시장에서 게임을 다듬을 것인지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소프트 론칭(Soft Launching)은 특정 지역이나 제한된 유저를 대상으로 먼저 게임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정식 출시 전에 유저 반응을 살피고 게임성과 수익 모델을 검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전략이 된다. 소프트 론칭은 모바일 게임에서 특히 많이 활용되며 중화권 국가, 동남아시아, 캐나다, 호주 같은 시장이 자주 선택된다. 중화권 국가는 게임 소비 성향이 한국과 유사하고 동남아시아는 낮은 비용으로 빠른 피드백을 얻는 데 용이하며 캐나다는 영미권 국가라 미국과 문화적으로 유사하여 북미 진출을 고려하는 게임의 테스트 시장으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호주는 영어를 사용하는 국가이므로 글로벌 버전의 사용성을 검증할 수 있는 데다, 도심과 외곽의 네트워크 품질 차이가 커 서버 및 최적화 테스트를 병행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앞서 해보기(Early Access)와 종종 비교되지만, 두 개념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앞서 해보기는 개발 중인 게임을 공개하고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며 지속적으로 완성도를 높여가는 과정이다. 반면 소프트 론칭은 사실상 완성된 게임을 특정 시장에서 시험하는 과정이다. 게임의 밸런스, 수익 모델, 재접속률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하며 정식 서비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해결한다.

정리하자면 얼리 액세스는 개발 과정의 일부이고 소프트 론칭은 정식 서비스 준비 과정의 일부다.


그랜드 론칭(Grand Launching)은 게임을 전 세계 또는 주요 시장에 공식적으로 선보이는 단계다. 이 시점부터 본격적인 유저 유입이 시작되며 대규모 마케팅이 전개된다. 게임의 첫인상이 장기적인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비스 환경과 철저한 운영 전략이 필수적이다.

소프트 론칭을 거친 게임이라면 이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게임성을 보완하고 최적화된 수익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하지만 소프트 론칭 없이 곧바로 그랜드 론칭을 진행하는 게임도 있다. 원신(Genshin Impact, 2020)처럼 출시와 동시에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게임은 계속된다


게임은 출시한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더욱이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라면 이후에도 지속적인 운영과 업데이트가 필요하다.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고 유저 피드백을 반영하며 때로는 과감한 방향 전환도 고려해야 한다.


발더스 게이트 3는 발매 이후에도 신규 클래스 추가, 에필로그 보완, 편의성 개선, 최적화 등 대대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 라리안 스튜디오


ℹ️ 서비스형 게임

패키지 게임은 하나의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하나의 박스 즉, 패키지에 담아 판매하는 실물 상품을 의미한다. 각종 게임 유통 플랫폼이 활성화된 이후에는 실물 상품을 받아보는 대신 온라인으로 게임을 구매해 설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흔히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라고 하는 서비스형 게임은 출시 후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 시스템 개선, 고객 응대 등 운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대표적인 비즈니스 모델로는 정해진 기간마다 비용을 지불하고 플레이하는 '정액제', 무료로 플레이하되 필요시 게임 내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부분유료화'를 꼽을 수 있다.


이렇듯 게임을 만들고 제공한다는 건 끝없는 고민과 도전의 연속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게임을 만든다. 누군가는 더 좋은 세계를 구현하기 위해, 누군가는 더 신나는 경험을 위해, 그리고 누군가는 단순히 "이런 게임이 있으면 재미있지 않을까?"라는 작은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모든 일이 가능하려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 다음 글에서는 하나의 게임을 탄생시키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저마다 무슨 역할을 하고 있으며 어떻게 힘을 모으고 있는지 살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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