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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빚어내는 사람들, 개발 조직

게임, 누가 만드는가 #1

by 박루디

게임 업계의 직군은 크게 개발 조직비개발 조직으로 나뉜다. 개발 조직과 비개발 조직을 구분하는 기준은 '게임의 제작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가'이다.

게임 손수 만드는 사람이라고 하면 개발자를 떠올리기 쉽지만, 게임 개발은 다양한 직군이 협력하는 종합 예술에 가깝다. 기획자가 구조를 설계하고 아티스트가 시각 요소를 구현하며 사운드 디자이너가 몰입감을 더하는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이번 글에서는 이런 개발 조직의 구성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기획, 미지의 세계에 이정표를 세우다


시스템 기획자는 게임의 근간이 되는 규칙을 설정하고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한다. 특정 버튼을 클릭하면 어떤 기능이 수행되는지, 아이템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등 게임의 기본적인 체계를 잡는다. 마치 요리의 기본 재료를 준비하는 셰프와 같다.

콘텐츠 기획자는 시스템을 활용해 게임에 재미를 불어넣는다. 퀘스트, 던전, 보상 같은 요소를 설계하며 유저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완성된 요리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전투 기획자는 캐릭터의 능력과 기술, 몬스터의 행동 패턴 등을 기획하는 직군으로 전투의 흐름과 손맛을 결정한다.

레벨 기획자는 맵과 스테이지를 설계하고 몬스터, 지형지물 등을 활용해 유저가 적절한 난이도를 경험하며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는 광활한 오픈 필드에서 유저를 자연스레 원하는 장소로 유인하기 위해 산, 탑 등 지형지물이 사변을 따라 서서히 등장하게 했다. ⓒ CEDEC


밸런스 기획자는 게임 내 경제, 성장을 관장한다. 재화나 아이템의 획득 경로와 양을 조정하고 성장 속도를 조절하며 유저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나리오 기획자는 게임의 세계관과 캐릭터 설정을 만들고 스토리 및 대사를 집필하며 시네마틱 연출의 콘티를 구성하는 등 게임의 감성을 결정짓는다.

퀘스트 기획자는 레벨, 밸런스, 시나리오 기획자와 협업하며 유저가 수행해야 할 임무와 목표를 설계한다. 유저는 퀘스트 기획자의 인도에 따라 게임의 세계관을 자연스럽게 이해하고 보람을 느끼게 된다.

BM(Business Model) 기획자는 게임의 흐름, 유저의 성장에 맞게 상품과 이벤트를 기획한다.

UI/UX 기획자는 유저의 화면, 동선을 설계해 더욱 직관적이고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 게임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인터페이스가 불편하면 유저는 쉽게 이탈한다. 따라서 유저의 경험을 최적화하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이처럼 기획자는 게임의 모든 요소를 설계하고 조율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기획자를 '디자이너(Design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기획은 게임을 관통하는 질서나 규칙을 정하는 것을 넘어 유저가 경험할 세계를 그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게임의 뼈대를 만들고 그 위에 다양한 요소를 얹어 조화롭게 다듬는 사람들. 그것이 바로 기획자다.


ℹ️ UI(User Interface, 유저 인터페이스)

UI는 유저가 게임과 상호작용하는 화면상의 요소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UI에 해당한다. 버튼, 메뉴, 체력 게이지, 미니맵, 소지품 창 등이 대표적인 예시다.
RPG에서 체력 물약을 빠르게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UI 관점에서는 화면상 물약이 어디에 있는지, 보유 중인 총수량이 표시되는지 등이 중요하다.
ℹ️ UX (User Experience, 유저 경험)

UX는 유저가 게임을 통해 느끼는 모든 경험을 뜻한다. 화면의 생김새뿐만 아니라, 얼마나 편리하고 직관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정 버튼이 동일한 기능을 하더라도 배치, 조작 방식이 달라지면 UX도 변화한다.
RPG에서 체력 물약을 빠르게 사용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했을 때, UX 관점에서는 위급 시 물약을 한눈에 찾을 수 있는지, 얼마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실수로 잘못 사용할 여지가 없는지 등이 핵심이다.



아트, 차가운 화면에 생명을 불어넣다


게임의 세계가 무미건조한 코드와 데이터의 집합으로 느껴지지 않는 까닭은 '아트'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트는 흑과 백으로 이루어진 기획서를 다채로운 색으로 채우고 차가운 화면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일러스트레이터 또는 콘셉트 아티스트로 불리는 원화가는 캐릭터, 몬스터, 소품, 배경 등 게임 속 시각 요소를 창조한다. 단순히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게임의 분위기와 감성을 결정짓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또 모델러가 평면적인 시각 요소를 입체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정면, 측면, 후면 등 다양한 각도의 시트를 제작한다.


로스트아크는 매년 공모전을 개최하고 유저의 작품을 게임 속 의상, 탈것, 펫으로 구현하고 있다. 위는 게임이 공모전 참가자를 위해 제공하고 있는 시트 샘플이다. ⓒ 스마일게이트


모델러는 원화가가 디자인한 캐릭터와 배경을 3D로 조형하는 사람들이다. 집중하는 분야에 따라 캐릭터 아티스트와 배경 아티스트로 나뉘며 입체적인 조형을 통해 게임 속 존재들에게 물리적인 형태를 부여한다.

애니메이터는 모델러가 제작한 캐릭터와 오브젝트에 움직임을 더해 생명을 불어넣는다. 대상에 단순한 움직임 이상의 감정과 개성을 담아내는 것이 이들의 역할이다. 필요에 따라 모션 캡처를 활용하기도 하고 시네마틱 영상의 연출 의도에 맞춰 키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도 한다.

이펙터는 폭발, 불꽃, 연기, 마법과 같은 VFX(Visual Effects)를 통해 게임의 몰입도를 높인다. 짜릿한 타격감을 결정짓는 것도 전투 중 한 장면을 기억에 남게 만드는 것도 이펙터의 역할이다.

UI/UX 디자이너는 유저가 마주하는 창, 버튼, 아이콘 등을 제작하여 불편함 없이 게임을 탐색하고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보기 좋은 외형을 넘어 직관적이고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만들어내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술과 예술을 연결하는 사람들이 있다. 테크니컬 아티스트(Technical Artist, TA)는 매력적인 캐릭터, 실감 나는 재질, 환상적인 효과가 기술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들은 아트와 프로그래밍 사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심미적,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게임 아트는 그저 그림이 아니다. 세계를 만들고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유저가 게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힘이다. 아름다운 풍경 하나, 섬세하게 표현된 캐릭터의 표정 하나, 화려한 스킬 이펙트 하나가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든다.



사운드, 소리로 마음을 움직이다


소리는 보이지 않지만, 감정을 움직인다. 음악 한 곡이 분위기를 바꾸고 작은 효과음 하나가 유저의 몰입감을 극대화한다. 게임에서 사운드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세계를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힘이다.


배경 음악 작곡가는 게임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음악을 만든다. 광활한 필드를 탐험할 때의 장엄한 오케스트라,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고조시키는 리듬감 있는 트랙, 감동적인 순간을 더욱 깊이 새기는 서정적인 멜로디까지—모든 장면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곡을 짓는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청각적 경험을 완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저가 캐릭터의 발소리 하나만으로도 땅의 재질을 느낄 수 있도록, 무기가 허공을 가르는 소리만으로도 타격감을 체감할 수 있도록 한다. 환경음과 효과음을 설계하고 성우 녹음을 감독하며 해외 진출을 위한 음성 로컬라이징을 진행하기도 한다. 또한 게임 엔진을 통해 모든 음원이 의도한 대로 구현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일도 맡고 있다.


사운드는 가장 본능적으로 다가오는 감각이다. 소리가 없는 전투는 텅 빈 공간처럼 느껴지고 배경 음악이 사라진 장면은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기 어렵다.

기억에 남는 게임에는 언제나 훌륭한 음악과 사운드가 있다. 유저가 게임 속 한 장면, 한 순간을 오래도록 가슴에 품는 이유는 메커니즘이 재미있고 시각 효과가 인상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과 효과음이 그때 그 찰나의 감정을 각인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개발, 이 모든 환상을 현실로 만들다


게임은 한 편의 꿈과 같다. 기획자의 아이디어, 아티스트의 그림, 사운드 디자이너의 음악이 모여 하나의 세계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그 꿈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은 프로그래머 즉 개발자다.


클라이언트 개발자는 유저가 직접 조작하는 게임의 모든 요소를 구현한다. 키보드, 마우스, 컨트롤러, 터치 같은 입력에 반응하여 캐릭터가 움직이고 검을 휘두르며 마법을 발사할 수 있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유저가 스킬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가 화염구를 던지고 그 궤적이 부드럽게 그려지며 타격 이펙트가 터지는 과정까지—이 모든 것이 클라이언트 개발자의 손끝에서 탄생한다.

서버 개발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게임을 실질적으로 움직인다. 유저가 공격을 하면 피해량이 계산되어 서버에 저장되고 몬스터의 체력이 감소하며 이 정보가 다시 클라이언트로 전달된다. 수천, 수만 명의 유저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움직이는 MMORPG의 세계가 혼란 없이 유지되는 것은 서버 개발자의 치밀한 설계 덕분이다. 만약 서버가 불안정하다면 캐릭터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전리품이 증발해 버리는 대형 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다.

엔진 개발자는 게임을 만드는 핵심 기술을 다룬다. 게임 엔진이란 그래픽, 물리 연산, 애니메이션, 사운드, 네트워크 등 게임 개발에 필요한 기능들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다. 널리 알려진 상용 엔진으로는 유니티 엔진과 언리얼 엔진이 있다. 유니티 엔진은 가볍고 개발 속도가 빠른 반면, 언리얼 엔진은 사실적인 그래픽 표현이 강점이다. 하지만 때때로 상용 엔진이 게임의 요구사항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자체 엔진을 제작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시로 펄어비스의 검은사막(Black Desert, 2014)은 자체 엔진을 통해 압도적인 그래픽을 선보이며 주목받았다.


마치 사진 같지만, 펄어비스의 블랙 스페이스 엔진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다! ⓒ 펄어비스


툴 개발자는 게임을 더 효율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도구를 만든다. 게임 내 아이템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 툴, 캐릭터 움직임을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애니메이션 툴, 수많은 변경 사항을 확인, 관리, 백업, 복구, 공유하는 데 필요한 버전 관리 툴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개발자의 시간을 절약하고 작업 효율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든다.

인공지능 개발자는 게임 속 AI를 연구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한다. NPC(non-player character)가 유저의 행적을 기억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가거나, 유저의 플레이 스타일을 분석하여 난이도를 조정하는 등 AI는 게임에서 점점 더 중요한 요소가 되어가고 있다.


미르 5에는 유저의 행동 패턴을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보스 아스테리온이 등장할 예정이다. 숙달하고 나면 공략의 재미가 급감하는 MMORPG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까. ⓒ 위메이드


개발자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사람이 아니다. 게임의 세계를 존재하게 만드는 창조자다.



기획자는 진정 필요한 존재인가?


게임 업계에서는 종종 '기획 무용론'이 제기된다. 개발자가 기획까지 겸할 수 있다면 별도의 기획자가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실제 개발 환경에서 좋은 기획자는 필수적이다.


기획의 본질은 게임의 구조와 규칙을 정하는 데 있다. 기획서는 이를 각 분야의 동료에게 원활히 공유하기 위한 도구다. 기획자가 없다면 아트, 사운드, 개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구현을 시도하게 되고 결국 게임의 일관성이 무너질 가능성이 커진다. 설계가 뒤죽박죽되면 게임의 완성도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한편 개발자가 어떻게(How) 구현할지를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기획자는 무엇을(What) 만들지를 정의하는 사람이다. 기획자는 유저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게임이 어떤 재미를 제공할지 큰 그림을 그린다. 반면 개발자는 이를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만약 개발자가 기획까지 전부 맡는다면 자연스럽게 기술적으로 구현이 쉬운 방식이 선택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리 연산이 어렵다는 이유로 충돌 판정을 없애 버리면 개발 부담은 줄겠지만, 게임의 긴장감과 몰입감까지 사라질 수 있다. 기획자는 이러한 선택이 가져올 영향을 미리 고려하고 기술적 제약 안에서 최적의 대안을 찾는다.


기획자가 없다면 개발자가 직접 게임 디자인을 고민해야 하고 이는 곧 프로그래밍과 기술적 문제 해결에 집중할 시간을 빼앗는다. 처음에는 개발 속도가 빨라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의사 결정이 느려지고 시행착오가 늘어나면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기획자는 개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고 빠른 의사 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기획 없이 진행된 프로젝트는 방향성이 자주 바뀌고 결과적으로 개발자의 부담만 커지게 된다.


아울러 좋은 기획자는 일차원적으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유저 경험이나 시장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게임이 너무 어렵다면 접근성을 낮출 방법을 고민하고 수익화가 부족하다면 과금 모델을 설계하며 개발 일정이 촉박하다면 현실적인 구현 방안을 찾아낸다. 기획 없이 개발만 진행된다면 이런 요소들이 뒤늦게 문제가 되어 대규모 수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요약하면 좋은 기획자는 프로젝트의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 그것이 기획자의 가치다.



AI가 아티스트를 대체할 수 있을까?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아티스트가 AI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AI 기반의 이미지 생성과 모델링 자동화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기업들도 비용 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이유로 AI 도입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다.

하지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 아티스트가 필요 없는 시대는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AI는 창조가 아닌 조합을 한다. 기존 데이터를 학습해 특정 패턴을 조합하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하는 대신, 기존의 것을 변형하거나 재구성하는 데 그친다.

이런 AI가 고유한 아트 스타일을 창조할 수 있을까? 머나먼 미래야 아무도 장담할 수 없지만, 현재로서는 기존 학습 데이터의 범위를 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게임의 세계관, 감성, 디테일을 창조하는 것은 여전히 아티스트의 몫이다.


AI가 이미지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게임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원화가가 그린 캐릭터를 실제 게임 모델로 구현하려면 기획 의도를 반영해야 한다. 게임의 콘셉트와 서사를 이해한 디자인이 필요하고 애니메이션 적용 가능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 또 성능을 위해 면의 수나 질감 최적화 같은 기술적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AI가 초벌 작업을 도와줄 수는 있어도 게임 개발에 적합한 형태로 다듬는 과정은 여전히 전문가의 영역이다.


3D 캐릭터, 오브젝트는 수많은 폴리곤(점과 선으로 구성된 다각형의 면)으로 이루어져있다. 포켓몬 폴리곤의 이름도 여기에서 유례했다. ⓒ 나이언틱


게다가 AI는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창작물이 어떤 문화적, 서사적 의미를 가지는지 이해할 수 없다.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캐릭터를 그릴 때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지만, AI는 겉모양만 비슷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크다. 아티스트는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맞게 수정하고 보완하는 과정을 거친다.


끝으로 게임의 아트 스타일은 캐릭터, 배경, UI, 이펙트 등 다양한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AI가 개별적으로 뛰어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는 있겠으나, 이들이 하나의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융합되도록 조정하는 것은 인간 전문가의 역할이다. 아트 디렉터와 아티스트들은 AI가 만들어낸 리소스를 조정하고 필요할 경우 수작업으로 수정하며 게임의 전체적인 비주얼을 통합한다.


결론적으로 게임 아트 분야에 있어 AI는 명확한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아티스트가 보다 창조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미래의 게임 아티스트는 AI를 적극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창의성을 바탕으로 더욱 깊이 있는 비주얼을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게임은 혼자 만들 수도, 운영할 수도 없는 거대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특히 게임의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기대야 한다.

하지만 내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지 못하면 어떡하지? 반대로 누군가 나를 지탱해주지 못하면? 그렇게 만든 게임이 유저에게 사랑받지 못한다면? 이런 걱정이 쌓일수록 각자의 전문성이 더욱 절실해진다.

믿을 수 있는 동료에 대한 간절함 때문에 기획 무용론, 아트 AI 대체론 같은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맡은 분야를 깊이 있게 공부하는 건 기본이다.

나아가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려는 태도가 중요하다. 각종 제작 도구, 게임 엔진, 프로그래밍 언어……. 익숙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배워 나가다 보면 업무 역량이 쌓이는 것은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다. 그렇게 생겨난 신뢰는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건 비단 개발 조직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비개발 조직에는 무슨 일, 어떤 사람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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