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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공상태 Jun 18. 2020

나만 그런'지도'

아니라고 듣고 싶은 걸'지도'

글을 읽는다, 빠져든다, 어떤 구절의 공감은 감탄으로 이어지고 이윽고 밑줄 치고 싶은 감동이 찾아온다.


곧이어.. 살짝 주눅이 든다.. 아니, 그 정도면 참 다행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어떻게 해서 저런 상황을 맞닥뜨리게 되는 행운! 을 거머쥘 수 있었던 걸까? 설령, 그것이 단순한 행운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문자라는 수단을 120% 잘 활용해서 누가 봐도 딱! 그 상황에 들어맞는 문장을 이렇게도 감칠맛 나게 잘 우려낼 수 있었던 걸까..


이런 글을 만나게 되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적지 않은 큰 위로를 받기도 하지만, 아주 솔직하게 말하자면, 참 부럽고 또한 너무나도 부럽다.


나라는 사람은 소심하게 자신이 없어졌을법한 순간에, 글을 쓰는 어떤 이는 한걸음 더 나아가 다이아몬드 원석처럼 단단하고도 중요한 알맹이를 길어 올린다.


나라는 사람은 그저 무사히 넘기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게 다일 법한 그런 때에도, 글을 쓰는 어떤 이는 활어보다 더욱 팔딱거리는 이름 모를 낯선 싱싱함을 발견해낸다.


참으로 새롭고 신선하다.


그런데..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대단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아주아주 (많이) 부럽다.


비단, 글뿐만이 아니다.


하루하루라는 인생의 챕터에서, 배울 것은 그득하고, 감사함으로 끝나지 않는 부러움은 도무지 그 끝이 보이지가 않는다.


나만 그런 걸까?


다들 어떻게 마음의 균형과 상황의 중립을 잘 찾아내어 지금 이 순간이라는 줄타기를 문제없이 잘 해내고 있는 걸.. 까?


부러움은 끝이 없지만,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 평온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우직한 한걸음을 내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부러움들 속에서, 내가 가진 것들의 감사함 쪽으로 무게중심이 살짝 더 기울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새파란 아름다움 앞에서, 그러한 '쨍'한 느낌을 자아내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실망하기보다는,

예쁘다.. 고 솔직하게 고백한 후, 그 아름다움이 내 안으로 기꺼이 들어올 수 있도록 온 마음을 활짝 열 수 있기를,


부럽기만 한 외부의 빛이, '나'라는 사람의 프리즘을 통해 내 안으로 들어와 어떠한 오색찬란함을 만들어내는지, 찬찬히 들여다볼 줄 아는 사람이 될 수 있기를.


지금 읽고 있는 책과 글을 통해, 세상과 나 사이의 접점을 하나 더 일깨워준 그(글을 써준)이에게 순수한 감사를 품을 수 있기를.


세상은 오늘도 나에게, 부러움과 감사함에 오묘한 질투가 더해진 3중주와, 그보다 훨씬 더 복잡다단한 오케스트라가 자아내는 훌륭한 선율로 나의 오감을 자극하여, 너는 생생하게 살아있다! 고 알려주고 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몰아치는듯하다가 다시 잔잔하게..


살아있음으로 해서 느껴지는 이 모든 감정들이 내 안에서 오롯이 자신답게 자리를 잘 잡아갈 수 있기를, 조용히 기원해본다.


진. 심. 으. 로.


(이런 솔직함을 드러내는 일은, 비록 단 몇 명에게 가닿는 글이 될 뿐일지라도, 참 쉽지가 않다.. 아무도 모르게 나만이 아는 용기를 내어 발행 버튼을 눌러봐야겠다. 떨리는 마음이지만, 진심을 다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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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 글을 발행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지거나 지구가 멸망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의 하루 역시, 잠시 부끄러울 수는 있겠으나 또 다른 내일을 위한 소중한 오늘이 될 것이라고.. 믿자, 믿는다, 믿겠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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