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공상태 Jun 27. 2020

햇살 가득, 거제도

눈이 부셨다

2020년 6월 25일 목요일 오후,

서울에서 출발한 차는 간간히 비를 맞아가며 어두워질 때까지 남쪽을 향해 달렸다.


구름이 꽉 들어찬 하늘을 보고, 다음날의 날씨가 좋으리라고 기대하기란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차라리 비가 오면 무얼 할까에 대해 생각하는 게 합리적으로 느껴지는 그런 날씨 속에서 차는 어느덧 통영을 지나 거제도로 들어서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하늘에 드문드문 구름들이 보이긴 했지만 말끔하게 개인 날씨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반갑게 맞이할 수 있었다.


숙소에서 키우고 있는 포도나무의 싱그러움은 숙소를 나서는 발걸음을 한층 가볍게 만들어주었고, 여름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려주는 설렘 가득한 신호 같았다.


거제도의 한켠에는 수국이 흐드러지게 피어있었는데, 그 탐스러움에 나도 모르게 살며시 두 손으로 수국을 감싸 안아 보았고, 생각보다 단단하게 느껴지는 꽃송이들 앞에서 왠지 모르게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느낌을 받았다.


수국이 피어있는 곳 맞은편에는 여전히 너무도 멋진 하늘과 함께 바다내음이 그득하다 못해 너무나 멋지게 펼쳐져있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인 거제도는, 작년에 방문했던 여수의 고요한 아침바다와는 또 다른 자태를 뽐내며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거제도에는, "바람의 핫도그" 라는 명물이 있는데,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핫도그에 여러 가지 토핑이 얹어져서, 짭짤함과 매콤함 그리고 상큼함 등 다양한 맛을 느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바다는 푸르렀고, 어느덧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멋진 수평선을 눈앞에 펼쳐지게 해 주었다.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자연의 아름다움 앞에서 잠시 말없이 아주 편안하게 눈에 힘을 풀고 멍도 때려보았다.


거제도 해수욕장의 몽돌.

몽돌 위에 누워 들려오는 파도소리에 한참을 취해있는 동안, 쏴 ~ 밀려왔다가 사라지는 물결소리가 너무나도 시원하게 귓가에 맴돌았다.


숙소로 돌아와 활짝 핀 백합이 뿜어내는 향기로움에 나도 모르게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또다시 코를 들이대기를 반복했다.


어느덧 해가 저물어가고, 복 받은 것 같이 느껴지던 말도 안 되는 날씨의 하루는 그 끝을 예고하고 있었다.


거제도.

햇살이 가득했던 날의 기록을 이곳에 남겨본다.

오늘 느꼈던 빛과 색과 내음들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다.


너무도 감사한 하루였다.


진. 심. 으. 로.

작가의 이전글 5km를 달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