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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공상태 Jun 30. 2020

알게 된 사실 하나

반대 혹은 생각과 다른 방향

브런치에 작가 신청을 했을 때는, 국경이라는 경계를 넘어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던 카타르 항공 시절의 이야기를 사진과 함께 하나씩 써 나갈 예정이었다.


한동안 그 주제로 글을 꽤 써나갔지만, 과거를 돌아보는 나 자신의 내공이 부족했던 건지, 어느 날 문득 내가 쓴 글들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적지 않은 글들의 발행을 모두 취소했다.


그리고 잠깐 준비했다가 이제는 언제 그런 준비를 했었나 싶은.. 창업 준비 관련 글들을 브런치에 올리기 시작했으나, 모든 것들이 물 건너가면서 역시나 그간의 발행 글들을 전부 취소했다.


그 후, 드문드문 마음이 동할 때마다 글을 하나씩 올리고 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내 안의 부끄러운 무언가를 들킬 수밖에 없는 글을 써놓고는 발행 버튼을 누를까 말까 고민 고민하다가, 결국 누르고 조마조마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는데, 이상하게도 좋아요 버튼이 눌러지는 글들이 있었던 것이다.


누구에게 이야기하더라도 나 자신이 아무렇지 않은 글들보다, 어찌 보면 지나치게 솔직해서 발행을 해도 괜찮을까.. 라고 고민이 되는 글들만이 가진 무언가가 있는 걸까?

왠지.. 그런 것 같다.


앞으로도 차근차근 써나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롭게 바라보게 된 과거의 이야기든, 지금의 내가 통과하고 있는 바로 이곳의 이야기든, 쓸 수 있다면 써나가야겠다.


그렇게 조금씩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씩의 노력을 들여, 살아있는 동안 내가 만들어나가는 나의 인생이라는 시간을 놓치지 말고 움켜쥐어봐야겠다.


진심을 담는 시간을, 진심을 다해 느껴봐야겠다.


더 이상 어떤 화려함도 없고,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멋짐이 없더라도, 무언가를 계속해나간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담담함 속에서만 만날 수 있는 어떤 빛나는 순간들을 고맙다고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 보고 싶다.


진. 심. 으.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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